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AP묄러-머스크, '안전 우려' 항로 변경
2019-06-21 08:00
유조선·美드론 피격 美-이란 갈등 고조...국제유가 급등
세계 최대 해운사인 AP묄러-머스크가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 우려로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변경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최근 유조선 피격에 이어 미군 무인정찰기(무인기) 격추사건 등이 잇따라 두 나라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소렌 토프트 AP묄러-머스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CNBC의 '스쿼크박스유럽'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중단하진 않았지만 항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해와 페르시아만 사이의 좁은 해협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송 요충지다. 이곳을 거치는 원유가 전 세계 수송량의 5분의 1에 달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되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80% 이상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인도 등 주로 아시아 지역으로 공급된다.
이란이 이날 미군 드론을 격추하면서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이 한층 더 고조돼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2.89달러(5.4%) 뛴 배럴당 56.65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4.45달러로 2.63달러(4.3%) 상승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인 야흐야 라힘 사파비는 이달 초에 "페르시아만에서 첫 총알이 발사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유럽과 일본, 한국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