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이면 5만원권이 세상에 나온지 꼭 10년이 됩니다. 발행 초기엔 5000원권과 색깔이 비슷해 불편하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5만원권은 10년 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민 화폐'가 됐습니다. 그만큼 5만원권을 무심코 사용하기 마련인데요. 5만원권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

1000·5000·1만·5만원권과 같은 은행권을 '종이돈', 즉 지폐라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권의 재료는 종이가 아닙니다. 목화(면) 섬유인데요. 부여 제지공장에서 공급한다고 하네요. 원재료는 주로 우즈베키스탄의 면화가 쓰인다고 합니다. 물에 젖어도 쉽게 찢어지지 않고 말려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특히 5만원권의 내마모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5만원권은 우리나라 최고액권입니다. 그만큼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 기술이 집약돼 있죠. 총 22개의 위조방지 장치가 들어있습니다.

이 중 일반인이 식별할 수 있는 건 12개뿐입니다. 대표적으로 뒷면 오른쪽 하단의 액면가액의 색깔이 있습니다. 좌우 보는 각도와 빛에 따라 5만원 숫자의 색은 보라색 또는 초록색으로 보입니다. 앞면 왼편 세로로 부착된 띠형 홀로그램 역시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합니다.

특히 띠형 홀로그램의 오른편엔 오만원권에만 존재하는 태극무늬 띠가 세로로 부착돼 있는데요. 지폐를 좌우로 움직이면 태극무늬는 상하로, 지폐를 상하로 움직이면 태극무늬는 좌우로 움직입니다. 이밖에 앞면을 햇빛에 비추면 왼편에 숨은 신사임당 그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10개 위조방지 장치 중 4개는 금융기관에서 식별 가능하지만, 6개는 조폐공사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

5만원권은 총 8개 단계의 공정을 거쳐 생산됩니다. 뭉칫돈으로 포장될 때까지 40여일이 소요되죠. 5만원권의 모습이 갖춰졌다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발권기관인 한국은행이 인증해야 비로소 돈이 됩니다. 조폐공사에 있는 5만원권은 제품에 불과한 겁니다.

5만원권의 원가는 얼마일까요. 아쉽지만 공개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화폐 제조 기술이 해외에도 수출이 되기 때문에 '대외비'라고 하네요. 조폐공사 내에서도 원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얼마 없다고 합니다. 5만원권 1장당 100~200원가량이라고 전해지지만, 이 역시 정확한 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