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순간도 멈추지 마라, 북부짧은꼬리땃쥐의 '아드레날린24'
2019-06-17 14:00
[안효건기자의 비밀 동물원 4]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영화 '아드레날린24'는 주인공 체브 첼리오스가 잠든 사이 아드레날린을 극적으로 감소시키는 약물을 주사 당한 뒤 시작하는 복수극이다. 영화 속 체브는 심박수를 높여 아드레날린을 최고조로 유지하기 위해 항상 질주한다. 약물로 인해 심장이 멈추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스크린 밖 북미 북동부 지역에도 영화 속 체브의 삶을 사는 동물이 있다. 바로 북부짧은꼬리땃쥐다. 13cm의 길이에 무게 30g을 넘지 않는 작은 체구를 가진 이 쥐는 사람보다 12배 정도 빨리 뛰는 심장을 갖고 있다. 무려 분당 900번을 넘는 수준이다. 영화 속 체브가 아드레날린이 부족해 높은 심박수를 유지한다면, 땃쥐는 체온을 유지하는 표피가 적기 때문에 심장이 빨리 뛴다.
가만히 있어도 근육이 분해되어 심장 마비가 올 정도로 빠르게 뛰는 탓에, 땃쥐는 하루평균 자기 몸무게의 3배를 먹는다. 심지어 열량이 높은 육식을 해야하기 때문에 잠 잘 시간조차 없이 먹이를 찾아 다녀야한다. 매우 작은 체구의 땃쥐가 수많은 천적의 눈을 피해 끊임없이 활동하며 살아있는 먹이감을 사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를 가능케하는 비결은 바로 땃쥐의 3가지 무기에 있다. 땃쥐의 옆구리와 배에 위치한 사향샘은 강력한 악취를 뿜는다. 그는 이 악취를 통해 천적이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꺼리게 한다. 시력 대신 선택한 음파 탐지기도 강력한 무기다. 어두운 밤에도 먹이를 찾아나서야 하는 땃쥐는 장애물 제한된 시야보다 더 효과적으로 천적과 먹이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그렇게 감지한 먹이는 그의 마지막 무기를 활용해 제압한다.
땃쥐의 수명은 15개월~16개월 정도다. 그는 그 짧은 시간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삶을 살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