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혁명 왜 어려운가] ③ 통합 모빌리티로 앞서나가는 핀란드... 한국도 늦지 않았다

2019-06-16 14:47
승차 공유는 모빌리티 혁명 시작에 불과, 국내에도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등장 코앞

2009년 시작된 우버발(發) 모빌리티 혁명은 한국 시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정작 당사자인 우버는 불법 논란과 택시 업계의 격렬한 반대로 2015년 한국 시장에서 관련 사업을 중단했지만, 그 빈자리를 카카오 모빌리티, 타다 등 자생한 국내 모빌리티 업체들이 채웠다. 이들은 한국 시장 상황에 맞는 새로운 운송수단을 선보이며 모빌리티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승차공유 시장이 급성장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16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에 불과한 승차 공유의 비중이 2030년 3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10명 가운데 3명이 자가용 대신 승차 공유를 이용해 이동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란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도 전세계 승차 공유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달러, 2040년 3조달러에 달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승차 공유는 모빌리티 혁명의 시작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승차 공유를 넘어 한 번에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MaaS)'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핀란드의 교통 플랫품 '휨(Whim)'이다. 휨은 핀란드 정부, 통신사, 대중교통 업체 등 민관이 합작해 만든 플랫폼으로, 도착지만 설정하면 개인에게 알맞는 최적의 이동 수단을 추천해준다. 여러 이동 수단을 이용해도 결제는 한번에 이뤄진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핀란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휨'.[사진=휨 홈페이지 캡처]


마이크로 모빌리티란 기존 대중교통이 제공하지 못했던 3Km 미만 단거리 이동을 해결해주는 1인용 맞춤형 이동수단이다. 주로 공유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가 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개별적으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대중교통, 승차 공유 등과 만나면서 그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장·단거리 운송수단을 효율적으로 조합해서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에서 공유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중간에 '웨이고 블루'나 타다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로 갈아탄 후 다시 공유 전기자전거 차고지에서 자전거를 빌려 목적지까지 가는 식이다.

국내에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에 가장 가까운 업체는 카카오 모빌리티다. 카카오는 카카오T, 웨이고 블루 등 플랫폼 택시뿐만 아니라 3Km 미만 단거리 택시 호출이 많은 지역에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 '카카오 T 바이크'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는 인천, 성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 중이지만, 향후 서울 등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해 대중교통과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함께 제공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변화를 꿈꾸고 있다.

타다도 타다 베이직에서 고급 택시 플랫폼으로 그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소형차, 세단, 승합차 등 이용자의 필요와 취향에 맞는 다양한 운송수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타다 역시 카카오 모빌리티처럼 승차 공유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모빌리티까지 제공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