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인식 개선은 커녕 국립정신건강센터마저 먹통

2019-06-13 05:00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피 개설 이유로 한 달 가까이 차단
복지부 “동일한 정보, 센터 블로그서 확인할 수 있어”

국립정신건강센터 홈페이지 내 정신질환의 이해 메뉴를 선택하면 "메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시확인해주세요!"라는 팝업창이 나온다. [사진=국립정신건강센터 홈페이지 캡쳐]


“국민들의 관심사가 높은 조현병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막아놓은 이유는 뭐죠?”

“네. 숨겨져 있죠. (홈페이지 정보가) 중요한 내용이긴 하네요. (국립정신건강센터 관계자)”

지난 4월 진주 방화살인사건 피의자의 조현병 이력으로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크지만, 국립정신건강센터는 12일 현재 온라인에서 관련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지난 5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나서서 정신질환자 인식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복지부 산하 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는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 예방과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치료와 재활 지원을 골자로 하는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직접 발표했다. 

당시 발표한 조치 중 하나가 조현병 등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개선과 올바른 정보 알림 방안이었다.

하지만  아주경제 확인 결과, 국립정신건강센터 홈페이지 정신질환의 이해 메뉴는 한 달 가까이 접근이 차단됐다.

이 메뉴에는 △조현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환자 및 보호자가 알아두어야 할 조현병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정신분열병( 조현병)의 초기증상은 어떤 것입니까? △정신분열병 ( 조현병) 환자의 가족을 위해 -환자와의 올바른 대화방식 등 환자 본인·가족은 물론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센터는 지난 4월 5일 국가트라우마센터 개소 이후  “관련 정보를 새로 개설되는 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 이전한다”는 이유로 관련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민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센터가 수월한 개편 작업을 위해 국민의 정보접근을 사실상 차단했다는 것이다. 

한 IT 개발자는 “시중 은행이나 기업 등에서 홈페이지 개편을 하면 새벽에 단 시간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면서 “한 달 가까이 접속을 차단한 것은 홈페이지 이용자보다 운영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센터 측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동일한 정보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조현병 등 정신질환 정보는 센터 블로그에 동일하게 올라와 있다”면서 “궁금한 내용은 블로그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홈페이지에는 조현병 등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가 검색되지만 정작 접근을 차단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국립정신건강센터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