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자물가 15개월래 최고... 돼지열병·무역전쟁 악재로 ‘인플레’ 경고등

2019-06-12 15:34
5월 CPI 2.7%↑…과일 26.7%↑·돈육 18.2%↑
5월 PPI 0.6% ↑…전달보다 상승 폭 둔화

중국의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7%로 급등했다. 중국 정부가 관리 목표로 제시한 3% 이내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안화 절하와 고율관세 부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전달 상승률인 2.5%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치다. 다만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했다. 

CPI 상승률이 크게 높아진 것은 과일 가격이 26.7%, 돼지고기 가격이 18.2% 급등한 영향이 컸다. 중국 당국은 4~5월의 과일 가격은 계절적 원인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중국국가통계국]

그러나 최근 중국의 물가 상승 추세는 예사롭지 않다. 2월 1.5%에서 3월 2.3%로 급등한 이후 4월 2.5%, 5월 2.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정부가 관리목표로 제시한 3% 이내를 넘어서진 않았지만, 물가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부과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절하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데, 이것이 수입제품 가격을 올려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10일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인상하면서 5월 한달에만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2.5%가량 급락했다. 무역전쟁 장기화가 예고되면서 현재로선 위안화 절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ASF영향으로 인한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률은 3월 5.1%에서 4월 14.4%, 5월 18.2%로 이미 급등세를 탔다.

이날 함께 발표된 중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동기대비 0.6%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지만, 지난 4월 상승률인 0.9% 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PPI는 원자재,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 지표인 만큼 PPI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경기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내 계절적 요인에 따른 과일 가격 상승이 5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