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뉴스의 질...최고의 기자 고용해야"

2019-06-11 06:57
[세계뉴스미디어총회]마크 톰슨 뉴욕타임스(NYT) 사장 조언

유료 구독자 450만명. 전체의 80%는 온라인 구독자다. 17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타임스(NYT)의 현주소다. NYT는 지난 15년간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화에 올인했다. NYT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심에 마크 톰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영국 BBC 출신인 톰슨은 2004~2012년 BBC 사장을 지낸 뒤 지금 자리로 옮겼다.

톰슨 사장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지난 1~3일 열린 제71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19) 둘째 날 좌담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언론사가 꾸준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톰슨은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뉴스의 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최고 수준의 기자를 고용하면, 독자들은 그의 기사를 읽고 공감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그들은 기꺼이 우리의 신문을 읽기 위해 돈을 내게 된다"고 말했다. 톰슨은 "우리가 뉴스룸에 투자하는 건, 넷플릭스가 끊임없이 양질의 TV콘텐츠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만간 독자수가 1000만명을 넘길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부문 덕분에, 기타 사업부문 역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지난 1~3일 열린 제71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19) 둘째 날 좌담에서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NYT)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NYT의 혁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사진=플리커, 세계신문협회(WAN-IFRA)]


톰슨 사장은 혁신은 누군가의 지시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관리자들은 때때로 부하직원들을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며 "돌이켜보면, 제대로 된 혁신은 주변과 타협하지 않고 자기 주장이 강한 직원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톰슨은 NYT의 팟캐스트 서비스 '더데일리(The Daily)'의 성공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초창기 팀을 꾸릴 땐 예산도 제대로 배정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엔 매출이 너무 미미했지만, '지금이 팟캐스트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였다"며 청취자 수가 기껏해야 75만명쯤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4300만명이나 되더라고 설명했다. 일단 저지르고 본 게 성공의 배경이 됐다는 얘기다.
 
톰슨 사장은 또 거스를 수 없는 변화라면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과거엔 광고주들이 신문지면 상 좋은 자리에 광고를 노출시키기 위해서 많은 돈을 냈지만, 지금은 '구글'이라는 거대한 변화 탓에 검색 빈도수 높은 매체에 광고를 내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NYT의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독자층의 연령대'를 꼽았다. 주요 독자층이 기성세대인 NYT는 20대 후반 독자들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톰슨은 NYT의 미래상과 관련,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한 말을 소개했다. 자신은 나름대로 빠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헤이스팅스로부터 "NYT는 왜 이렇게 변화가 더디냐"는 질타를 받았다는 것이다. 톰슨 사장은 "과거 NYT와 비교하면 우리는 분명히 빨라졌지만, 넷플릭스 같은 디지털 콘텐츠 분야 선두업체들에 비해선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