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메리츠운용 존 리 대표 "주식은 하루 늦게 팔고, 노후준비는 하루라도 빨리"
2019-06-07 06:01
"강연하면 50~60대 참석자가 유독 많아요. 한결같이 노후를 일찌감치 준비하지 않은 걸 후회하죠."
가치투자 전도사로 불리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5일 만났다. 그는 재테크 강연을 하려고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닌다. 1년 전에는 투자정보를 전하는 유튜브 채널 '존리 라이프 스타일 주식'을 만들기도 했다. 구독자는 현재 1만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존 리 대표는 "강연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투자정보를 알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직장인은 월급 가운데 10%를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며 "평소 낭비하는 돈만 활용해도 큰돈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은 하루 늦게 팔고, 노후 준비는 하루라도 빨리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교육 줄이고 주식투자 늘려라
존 리 대표는 "공부를 잘하면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에 들어가 부자로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사교육을 시킨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사교육비는 부자가 되지 않으려고 쏟아 붓는 돈"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2018년 20조원에 육박했다.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도 29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물론 평균은 평균일 뿐이다. 훨씬 큰 비용을 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인기를 모았던 TV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처럼 수억원을 쏟아 붓는 학부모는 많지 않겠지만, 중산층 사교육비는 달마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존 리 대표는 "차라리 사교육비로 주식에 투자하라"며 "자녀가 성인으로 자란 다음 창업할 종잣돈을 대주는 편이 훨씬 낫다"고 했다.
◆부동산보다 나은 삼성전자 장기투자
요즘처럼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는 일희일비하기 쉽다. 그렇지만 이런 때일수록 기업가치가 뛰어난, 동업하고 싶을 만한 좋은 회사를 발굴해 긴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
존 리 대표는 "6개월 투자하는 사람은 실패하기 쉽지만, 20년 투자하는 사람은 걱정할 게 하나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에 장기투자를 해왔다면 어떤 부동산보다도 많이 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을 좇는 투자도 피해야 한다. 개인 투자자가 변덕스러운 시장에서 투자 적기를 찾기는 어렵다. 언제나 회사를 보아야 하는 이유다. 존 리 대표는 "수입 가운데 10% 이상을, 10~20년 동안 투자해야 한다"며 장기투자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궁극적인 목적은 안정적인 노후다.
이런 목적을 이룬 노년층을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 노인은 세계적으로 '빈곤율 1위'와 '경제활동인구 1위', '자살률 1위'와 같은 불명예를 안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약 4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노인 2명 가운데 1명이 빈곤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OECD 평균은 14%에 불과했다.
존 리 대표는 "주식투자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산을 부동산이나 예금에만 묻어 둔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모 자신뿐 아니라 어린 자녀에게도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