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처럼 붙였다 뗐다...삼성전자 '비스포크' 맞춤형 가전 포문
2019-06-04 16:48
삼성전자가 '냉장고는 비슷 비슷하다'는 편견을 깼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는 색상과 재질, 크기 등으로 2만2000여개의 조합이 가능하다.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냉장고 생산 방식을 바꾼 결과다.
삼성전자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프로젝트 프리즘'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제조가 아닌 창조, 표준화가 아닌 개인화, 다른업종과의 협업으로 요약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는 "신상품을 개발할 때 광범위하게 연구를 하지만 모든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어 프리미엄·앤트리 등으로 포지셔닝 하거나 여성·남성 등으로 타깃을 구분한다"며 "다시 말하면 공급자 위주의 생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내 물건이 좋다고 광고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제품은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다. 최근 집 트렌드는 과거에 비해 주방이 많이 노출된다. 그만큼 주방 인테리어가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부민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그룹 상무는 "냉장고는 주방 중앙에 위치해 인테리어에 걸림돌이 된 게 사실"이라며 "어떻게 하면 냉장고가 가진 전형성을 탈피하고 인테리어적으로 어울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비스포크는 총 8개 타입의 모델과 3가지 소재, 9가지 색상을 소비자가 가족 수와 식습관, 주방 형태 등에 따라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 조합 가능한 수가 2만2000여개에 이른다. 출고가는 조합에 따라 104만9000~484만원으로 다양하다.
최근 3~4년간 냉장고 시장은 둔화됐다. 대부분 흰색·회색 색상 위주의 디자인에 기능만 일부 바뀌어서 출시된 탓이다. 더욱이 냉장고는 보통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할 정도로 사용기간이 길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로 냉장고 시장 둔화를 타개할 방침이다.
비스포크를 시작으로 올해 프로젝트 프리즘의 일환으로 2~3개 정도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현석 사장은 "과거엔 단품 위주로 상품을 론칭했다면 이제는 프로젝트 프리즘을 통해 같이 어울릴 수 있도록 솔루션을 만들 예정"이라며 "기존 라인업이 100%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바뀌는 사이클마다 프로젝트 프리즘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비스포크는 국내에 우선 출시된다. 국내와 해외 소비자들의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현석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먼저 론칭하고 해외는 다른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냉장고가 LG전자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선 "빌트인 등에 대한 투자가 많아 수익이 낮아지는 부분이 있었다"며 "현재 많은 부분의 투자가 끝났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