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신한금융②, 비상임이사로 주요 계열사 철저 단속
2019-06-05 00:05
이사회 참여하며 신한지주 목소리 대변
보험사에도 선임…업계 "보기드문 현상"
보험사에도 선임…업계 "보기드문 현상"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열린 창립 17주년 기념행사에서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추진동력을 '원 신한(One Shinhan)'으로 정했다. '원 신한'은 지주를 중심으로 모든 계열사들이 한 몸처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매트릭스 조직을 의미한다.
그 때문인지 유독 신한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서는 다른 금융그룹에서는 자주 활용되지 않는 '기타비상무이사(비상임이사)'라는 등기임원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을 보면 금융사 이사는 사내이사, 사외이사, 비상임이사 등 3가지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는 평소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비상근 이사이나,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사항을 보고받고 결의안에 대한 표결에 참여한다. 사외이사와 유사하나 아예 외부인이 아니라 금융지주나 대주주로부터 추천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같은 비상임이사는 은행권에서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이승열 하나금융지주 CFO가 하나은행 이사회에 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BNK금융그룹도 지난해까지는 지주의 임원을 부산·경남은행 이사회에 참여시킨 바 있다.
때로는 금융지주도 비상임이사를 두기도 한다. 우리금융지주에서는 배창식 예금보험공사 인사지원부장이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예보가 우리은행 지분 18.32%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한금융그룹은 대부분 주요 계열사에 대규모로 비상임이사를 선임한다는 면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큰 차이가 있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 등 대부분 주요 계열사에 비상임이사를 보내는 형국이다. 심지어 지난해 하반기 그룹에 합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에도 비상임이사를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계열사의 비상임이사는 신한지주의 상근 임원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신한지주의 목소리로서 그룹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금융그룹이 보다 간접적인 방식으로 계열사를 지배한다면, 신한금융그룹은 보다 직접적으로 계열사를 관리하는 셈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보험사나 증권사가 비상임이사를 두는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경우"라며 "과거 신한사태처럼 대규모 계파갈등이 있어 비상임이사를 활용해 계열사를 단속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