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증가율·총소득 '뚝'…한국경제 가파른 하락세

2019-06-05 00:05
1분기 성장률 -0.4%…금융위기 후 4분기 만에 최저
최저임금 급등에도 국민총소득 3분기 만에 마이너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더 내려가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 중반대 달성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새로 발표된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연초 최저임금 급등에도 불구하고 전기 대비 -0.3%를 기록, 3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는 455조810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집계됐다.

실질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4분기(-3.2%)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이후 41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측은 "국민계정의 기준년 개편 결과도 반영해 과거 시계열이 모두 조정됐기 때문에 속보치 대비 수정 정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경제성장률 뒷걸음질···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

경제성장률은 3월의 경제활동 자료가 추가 반영되면서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0.3%)보다도 0.1%p 하향 수정됐다. 속보치에서 -0.1%였던 건설투자는 -0.8%로 더 악화했다. 수출과 수입도 각각 -2.6%에서 -3.2%, -3.3%에서 -4.2%로 나빠졌다.

수출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수입은 기계·장비와 원유·천연가스가 주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 장비가 모두 줄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지출항목별로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각각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저효과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건설투자가 저조했다"며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가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수출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각종 지표가 나빠진 탓에 올해 성장 목표를 하회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 됐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하고 있다.

박 국장은 "2분기 1.3~1.4%, 하반기 0.9% 이상 성장하면 수치상으로는 2.5%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는 하방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전망 여부는 7월 중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소득도 마이너스··· 가계 지갑 '홀쭉'

실질 국민총소득은 452조6032억원으로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다.

국민총소득은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으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

1분기 국민총소득이 감소한 것은 실질 국내총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국민이 해외에서 번 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의 차이를 나타내는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큰 폭 줄어들어서다.

가계에 여유가 없어지자 저축도 쪼그라들었다. 총저축률은 34.5%로 전기 대비 0.9%p 하락해 2012년 12월(34.1%)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투자율은 건설 및 설비 투자가 감소하면서 0.7%p 하락한 30.7%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