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부진·오너리스크’ 대림산업, 내수확장으로 반전 노린다
2019-06-03 17:19
논란 속 호텔사업 꾸준히 확장…강점 주택사업 강화
"1Q 영업익ㆍ신규 수주 증가로 실적회복 기대"
"1Q 영업익ㆍ신규 수주 증가로 실적회복 기대"
대림산업 플랜트부문은 지난 2013년 적자전환 후 2017년까지 5년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5년 간 누적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만 8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플랜트사업부가 비상경영을 선포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임원진 감축과 더불어 임금 3년간 동결, 송도 근무지 이전 등을 추진했다.
대림산업은 부진한 해외플랜트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도구로 주택, 호텔 등 내수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플랜트 사업본부가 지난 2월 페트론 말레이시아가 발주한 1460억원 규모 ‘울사도(ULSADO·친환경 자동차 디젤 연료) 정유공장’ 건설 계약을 따내며 올해 첫 해외 수주 소식을 알렸으나 예년과 비교해 해외 수주가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림산업의 자체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는 이해욱 회장의 개인 법인인 에이플러스디의 부당 이득 편취와 연관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2016년 운전기사 폭행·폭언 등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 이해욱 회장의 갑질논란에 이은 부당 이익 편취 등의 오너리스크는 대림산업뿐 아니라 그룹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는 요소다.
올 1월 대림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본인 55%, 19살 아들 45% 지분으로 개인업체인 APD(에이플러스디)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계열사에서 약 30억원의 수익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오너 일가 개인회사에 '사업기회 제공' 혐의다.
공정위는 특수관계인에 부당이익과 사업기회를 제공한 혐의로 대림산업에 4억300만원, 에이플러스디와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한 혐의로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 7억3300만원, 지원을 받은 에이플러스디에는 1억69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이와 동시에 공정위는 대림산업, 글래드호텔앤리조트와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 같은 논란에도 대림그룹은 호텔 사업 규모를 꾸준히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 2014년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 글래드호텔은 △여의도 △마포 △코엑스센터 △라이브 강남 △메종 글래드 제주 △제주 항공우주호텔 등 전국에서 6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 밖에 메이힐스 리조트, 글로벌호텔 체인인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을지로점, 오라 컨트리클럽 등을 운영하며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호텔 등의 운영주체인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014년 매출액 600억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13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주택사업에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대형건설사 중 관급공사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리츠 사업과 더불어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 등을 활용해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공공사업 부문까지 다각도로 수주가 가능해서다. 주택브랜드인 ‘e편한세상’과 주상복합 브랜드였던 ‘아크로’가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하며 주택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것도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내 주요 정비사업지인 한강로2가 ‘신용산역 북측 제2구역’과 ‘한남 3구역’의 입찰에도 뛰어들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입찰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간 신용산역 북측 2구역은 지난달 2일 개최된 현장설명회에 10개 대형 건설사가 참여한 바 있다.
아파트 5816가구를 짓는 한남뉴타운 3구역은 추정 공사비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규모 재개발사업이다. 오는 10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림산업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사와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게 됐다.
투자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대림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약 1조원 수준의 주택 신규수주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이 같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올해 연간목표인 5조5000억원 달성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올해 대림산업은 1분기부터 준공정산 및 분양 인센티브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림산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조322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12%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다만 영업이익과 신규 수주가 각각 10% 정도 증가하면서 향후 실적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