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신 제주행’ 최혜진, US여자오픈 출전 포기한 이유

2019-05-30 15:47
국내 대회 전념…메인 스폰서 대회 우승 목표
KLGP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31일 개막


“메인 스폰서 주최 대회 우승이 다음 목표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세’ 최혜진이 시즌 2승을 수확한 뒤 던진 말이다. 롯데 골프단 소속인 최혜진이 지목한 대회는 31일부터 사흘간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이다.
 

[최혜진의 티샷 모습. 사진=KLPGA 제공]


공교롭게 이 대회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 시기와 맞물렸다. US여자오픈은 최혜진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회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7년 US여자오픈에 참가해 ‘여고생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해 이름을 알린 대회다. 당시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놀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혜진을 응원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US여자오픈에서는 최혜진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최혜진은 미국 대신 제주행 티켓을 끊었다. US여자오픈의 우승상금이 100만 달러(약 12억원)로 증액돼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의 우승상금 1억2000만원보다 10배나 많지만, 최혜진은 “KLPGA 투어에 전념하겠단 생각으로 US여자오픈 출전을 고사했으니, 더 열심히 해서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롯데 스카이힐은 최혜진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자주 찾은 코스다. 또 KLPGA 투어에서는 해마다 두 차례 롯데 그룹 계열사 주최로 열린다. 하지만 최혜진은 투어 통산 6승을 거두고도 아직 이 곳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없다.

최혜진은 “올해 두 번째 스폰서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스폰서 대회인 만큼 잘하려는 욕심을 부려서 그런지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대회는 편하게 우승 생각 없이 열심히 해보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지만, 샷이 잘 안 되는 부분 있어서 감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 대회에서 시즌 3승에 도전하는 최혜진은 상금, 평균타수, 다승 부문 1위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 또 5위에 머물고 있는 대상 포인트에서도 1, 2위 박채윤과 박민지를 추격해 전관왕 석권을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최혜진의 우승 경쟁 상대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조정민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KLPGA 54홀 최소타 신기록(23언더파 193타)을 세운 조정민은 올 시즌에도 1승을 포함해 상금랭킹 3위에 올라있다. 조정민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출전하는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지난해 최소타 기록을 세우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이번 주에도 좋은 한 주를 보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타이틀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조정민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이 대회 최초로 2승을 거둔 선수로 기록된다.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조아연과 이승연, 이소미, 박현경 등도 샷 감이 뜨겁다. 특히 조아연은 지난 4월 이 코스에서 열린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을 제패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상승세를 탄 김지현이 US여자오픈 참가로 이 대회를 건너뛰는 가운데 지난주 김지현과 4차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한 임은빈이 2주 연속 출사표를 던졌고, 박소연과 박지영도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목표다. 15년째 KLPGA 투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홍란은 이 대회에서 3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또 올해에도 예선전을 통해 프로 15명, 아마추어 3명 등 총 18명의 선수가 출전 기회를 얻었는데 이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정혜진이 주목된다. 2016년 이후 정규투어 시드권 확보에 실패해 금융회사에 취직한 정혜진은 2012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추억을 갖고 있다. 정혜진은 의미가 남다른 이 대회에서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2020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과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명예회원권이 주어진다. 또한 14번, 17번 홀(이상 파3)에는 각각 인피니티 차량과 뱅골프 아이언 세트가 홀인원 부상으로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