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1초’ 신림동 30대 男, 강간미수 아닌 주거침입 혐의라니 ‘공분’

2019-05-29 20:38


‘신림동 강간미수범’ A씨(30·남)가 경찰에 긴급 체포된 가운데 피의자를 엄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등 공분을 사고 있다. A씨가 붙잡힌 혐의가 ‘강간미수’가 아닌 ‘주거침입’이기 때문이다.
 

[사진=신림동 CCTV 영상 캡처]


29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림동 강간미수범을 강력하게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5월 28일 오전 6시 20분쯤 신림동에 거주하던 여성의 집을 무단 침입하려 한 남성을 찾아내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올렸다.

이어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단 1초만 늦었어도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라며 "문이 닫혀도 여성의 집 앞을 배회하며 기다리고 있다. 혼자 자취하는 딸을 둔 부모로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들은 상시 성폭력 위협에 노출된 채 하루도 편안하게 귀가할 수 없다"며 "부디 속히 범인을 찾아내 강력 처벌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무단 침입뿐 아니라 자신의 거주지가 아님에도 혼자 사는 여성의 집 근처를 서성이는 남성들을 경찰 측에서 강력하게 제지 및 처벌하라"며 "내 딸, 동생, 누나, 여자친구, 나의 일이 될 수 있다. 솜방망이 처벌을 거두고 대한민국 여성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은 지난 28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범행 장면이 담긴 CCTV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약 1분 20초 길이의 영상에는 한 여성을 뒤따라온 남성이 여성의 집에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성이 현관문 도어락을 열고 집에 들어가자 A씨는 복도에서 튀어나와 손을 내밀어 문이 닫히지 않도록 잡으려는 모습이 포착됐다. 간발의 차이로 문이 닫히자 이 남성은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여성의 집 앞 복도를 계속 서성였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오전 6시 19분이었다.

이 여성이 집 안으로 들어간 뒤 1초만 늦었어도 이 남성이 문을 열고 들어가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지 모를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여성은 다행히 문이 잠겨 안전했으나 이후에도 서성이는 이 남성의 인기척을 느끼며 한동안 공포에 떨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9일 오전 7시 15분께 서울 신림동 자택에 있던 영상 속 남성 A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형법 제297조와 제300조에 따르면 ‘강간 또는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하려면 폭행 또는 협박 여부가 동반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과정에서 A씨의 저항은 없었다. 사건 접수 후 A씨의 동선을 추적해 새벽에 귀가한 원룸 건물을 찾았다”며 “건물 주변에 잠복해 A씨의 원룸 호수를 탐문하던 중 A씨가 자수 의사를 알려 거주지에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