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 하는 승무원, 유튜브 하는 연구원...회사기밀도 '스르륵'

2019-05-28 16:41
-'직장인 브이로그' 회사기밀 노출, 업무소홀, 겸업 금지 등 기업 우려 커져

 

최근 직장인들의 유튜브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료 사진)[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직장인들의 유튜브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보 수단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촬영이 제한된 부분까지 콘텐츠로 공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의 일상을 공개하는 '유튜브 브이로그(V-log)'의 경우 의도치 않게 회사의 기밀이 누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인플루언서(influencer)수준의 높은 수익을 올리는 일부 직장인의 경우 '겸업 금지' 조항에 저촉될 수도 있어 기업들도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브이로그'는 타인의 직업과 일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키워드 검색 도구인 '키워드풀'에 따르면 2017년 12월 4200회의 검색량을 보였던 '브이로그'는 지난해 11월까지 2448%가 증가된 10만7000회가 검색됐다. 특히 '직장인 브이로그' 인기가 높다. 직장인 브이로그는 출근 과정부터 업무 종료까지 다양한 모습을 콘텐츠로 공개하면서 '진짜 일상'을 엿본다는 재미를 준다. 

특히 항공사 캐빈승무원 경우 타 직종에 비해 채널수와 콘텐츠당 조회수가 높은 편이다. 캐빈승무원들은 브이로그 뿐만 아닌 항공사별 월급, 체류비, 복지혜택 등을 공개하는 질의응답 영상이나 메이크업 강의 등의 채널을 만들어 소통하고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 1000명, 시청 시간 4000시간이 넘은 채널은 영상 당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다. 개인의 일상이 공개되는 만큼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가 의도치 않게 공개되기도 하고, 광고 수익이 날 경우에는 '겸업 금지' 조항에도 저촉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업무지에서 개인 영상 촬영에 집중하게 되면 기내 업무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항공사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비행 준비 과정이나 기내 모습을 노출시키는 승무원도 있는데 항공사 기밀이 노출되거나 업무에 소홀할 수 있는 경우는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다만 겸업 금지 조항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직업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부분이 명확치 않고, 대부분 광고 수익보다는 소통을 위해 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아직까지는 처벌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안이 무엇보다 철저한 자동차 회사의 경우도 유튜브는 양날의 검이다. 국내 한 자동차 회사의 경우 신차 발표를 앞두고 연구원이 유튜브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연구원은 신차 출시가 지연된 이유나 향후 발표 일정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세세한 정보를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1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조회수 10만 회를 돌파했다. 연구직의 경우 입사 시 보안서약서를 작성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신차 발표 일정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것은 높은 수준의 징계 사항이 될 수 있다. 기업은 해당 유튜버에게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또한 해당 기업은 앞서도 퇴사를 앞둔 직원이 브이로그를 통해 회사 내부를 촬영해 사내가 공개되기도 했다. 중요한 문서나 정보가 흘러나간 것은 아니지만 사내 카메라 사용도 보안 위반 사항에 적용된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 관계자는 "유튜브를 통해 회사에서 밝히지 않은 개발 일정 등을 임의로 발설하거나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것은 징계 소지가 될 수 있다"며 "논란이 된 영상은 자사 직원이 맞는지 살펴보고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직장인들의 유튜브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자료사진)[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