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학원 비리 "학생 급식용 쌀 빼돌려 떡 만들어 먹어"…10년간 53억 횡령

2019-05-28 13:37
완산학원 이사회 설립자 지인·가족 등으로 구성돼 기능 상실

전북 전주의 사립학교 완산학원 설립자 일가가 최근 10년간 53억원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검은 28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완산학원 재단 설립자 A씨와 사무국장 B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또 학원 설립자의 딸과 C씨 등 현지 교사 2명도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학원 설립자이자 전 이사장인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학교자금 13억8000만원과 재단자금 39억3000만원 등 총 5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사무국장 B씨는 A씨의 지시로 학교자금 횡령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A씨의 딸도 이에 일부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재단이 운영하는 완산중학교에서 매달 500만원, 완산여고에서 800만원을 받는 등 최근 10년간 총 8억원의 학교자금을 빼돌렸다. 특히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급될 교육복지비에도 손을 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학생들이 먹을 급식용 쌀을 빼돌려 떡을 만들어 교직원들과 함께 나눠 먹기도 했다.

완산학원 설립자 일가는 빼돌린 돈을 대부분 생활비, 부동산 구입비, 자녀 상속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10년간 수십억원의 자금을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은 이사장의 독주를 견제할 이사회까지도 설립자 지인 또는 가족으로 구성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한편 완산학원 이사회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열린 118회의 이사회를 의사정족수 미달로 무효인데도 허위회의록을 작성해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심의의결사항은 교육청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허위로 공시했고 회의록은 설립자 지시로 교직원들이 서명한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