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에 무역불균형 시정 압박·북미 관계 낙관
2019-05-27 15:21
트럼프 "미·일 무역불균형 신속히 바로잡아야"
트럼프 "북한과 상호 경의...좋은 일 많을 것"
트럼프 "북한과 상호 경의...좋은 일 많을 것"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에 무역 불균형 개선을 압박하는 한편 북한과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무역과 북한 문제에선 일본과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트럼프, 미·일 무역 불균형 불만 표시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11번째 정상회담이었다.
이번 방문은 미·일 양국 정상의 우정을 강화하고 과시하는 계기였지만, 무역과 북한 문제에서 정책적 차이가 드러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무역에 큰 불균형이 있다”면서 “우리는 신속하게 무역 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에 시정을 압박했다. 지난해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568억 달러 적자를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8월 양국에 좋은, 큰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일 양자 무역협정이 8월로 미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7월 일본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를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글렌 후쿠시마 미국 진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이 농업이건 자동차에서건 무역에서 어떤 진전에 대한 공로를 가져가고 싶어한다”면서 “대선이 내년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이날 “북한은 오랜 기간 로켓을 발사하지 않았고 핵실험도 하지 않았다"며 ”북·미 간 상호 경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발사체 발사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 같다"면서 북·미 관계를 낙관했다
이는 하루 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발사체 실험을 염려하지 않으며, 김정은 북한 비핵화 약속 이행을 믿는다고 했던 입장과 상통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일본 정부의 대북 강경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하루 전 볼턴 보좌관은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 중 처음으로 북한이 최근 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밝혔다.
◆아베, 레이와 첫 국빈 트럼프에 극진한 대접
아베 총리와 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레이와 시대 첫 국빈으로 나루히토 새 일왕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왕국 내 궁전을 찾아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의 영접을 받았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지난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의 첫 국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은 악수를 나누었고 레드카펫을 행진하면서 일본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 즉위 후 첫 국빈으로 초대받아 영광”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아베 총리는 레이와 시대 첫 국빈인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하루 전인 26일 2시간 30분에 걸친 골프 라운딩과 햄버거 오찬 등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히 좋아하는 이벤트로 시간을 채웠다. 햄버거는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더블 치즈버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스모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특별히 준비된 ‘트럼프 배(杯)’ 경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자에게 특별 제작한 트로피를 수여했다. 이후엔 아베 총리와 도쿄 롯폰기 인근 일본식 선술집 '로바다야키'에서 1시간여 동안 만찬을 함께 했다.
레이와 시대 첫 국빈으로 일본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의 ‘글로벌 베스트 프렌드’고 만들겠다는 아베 총리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CNN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발 자동차 폭탄관세를 피하고 중국과 북한 등 역내 안보 위협에 맞서 미·일 동맹 관계를 한층 두텁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미국 언론은 아베 총리의 이런 수고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호소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