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協, ‘약가인하 손해’ 중소제약 외면 도마위
2019-05-13 15:24
제네릭 매출 비중 높은 중소제약사 존폐 위기 등 불안감 호소
13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릭 약가 개편방안 관련 후속조치가 이렇다 할 대책 없이 흘러가면서 중소제약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내놓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방안’에 따르면, 제네릭이 오리지날 의약품과 동등한지를 입증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거나, 등록된 원료의약품(DMF)을 사용하면 현재와 같이 오리지널 약가의 53.55%를 받는다.
그러나 둘 중 하나 조건만 충족하면 52.55%의 85%인 45.52% 약가를 지급하고, 둘 다 충족하지 못할 시 38.69%(45.52%의 85%)의 약가만 지급한다. 심지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했더라도 등재순위 20위에서 밀리면 최저가의 85% 수준으로 약가가 산정된다.
때문에 이번 개편방안은 공개 전부터 업계의 반발을 샀다. 제약사가 조건을 충족해 약가를 보장받도록 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는 계단식 약가인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 해당 조항은 신규등재 제네릭뿐 아니라 이미 등재된 기등재 의약품에까지 적용하면서 중소제약사의 어려움은 더 커졌다.
중소제약사는 연구소나 생산시설이 없어 공동‧위탁 방식으로 제네릭 의약품을 허가받고 생산하고 있다.
중소제약 임원 A씨는 “생동시험을 위해서는 제품 하나 당 약 2억원 이상이 소요되는데, 약가 지키자고 기등재 약까지 모두 새롭게 시험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의 낭비”라며 “이를 위해서 협회가 나서줄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이번 개편방안이 약가 일괄인하가 아니라 선택적 인하로 판단하고, 이것만으로도 선방했다고 이해하는 것 같지만, 중소제약사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네릭을 주로 판매하는 영세‧중소 제약사의 경우 이번 개편방안으로 30~50%까지 매출 타격이 예상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제네릭에서 발생한 수입으로 연구개발(R&D)을 이어가는 선순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A씨는 “이전에 공동생동 제도를 아예 없애자는 의견이 대형제약사 중심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당시 협회 이사단 중심으로 이 같은 논의가 있던 것으로 안다”며 “협회가 대형제약사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소제약 중심 ‘약가인하 저지를 위한 중소제약인의 모임(가칭 약중모)’은 협회 탈퇴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 위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업계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이미 원칙을 세운만큼 이를 바꿀 수는 없다”며 “중소제약사와 협회는 초기와 다르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3년 유예기간 안에서 생동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회 내부에서 보완점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