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IPO 공모가 주당 45달러..월가 평가는?

2019-05-10 11:21
우버 10일 뉴욕증권거래소 데뷔..공모가 주당 45달러
"우버 가치 1000억 달러 넘어"vs"그래도 적자 기업"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기업공개(IPO) 공모가격이 주당 45달러(약 5만3000원)로 정해졌다고 CNBC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상 공모가 범위(주당 44~50달러)의 하단이다. 

우버의 공모주식수는 1억8000만 주로, 조달액은 약 81억 달러다. 2012년 페이스북 이후 미국 기업으로선 최대 규모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공모가 기준으로 824억 달러에 이른다. 우버는 1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UBER’라는 종목코드로 첫 거래에 나선다. 

앞서 월가에선 우버의 기업가치가 1200억 달러까지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데다 차량공유업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우버는 눈높이를 확 낮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업체 리프트가 상장 후 고전하자 우버는 리프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실패 요인을 철저히 분석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리프트는 공모가 예상 범위 최상단인 주당 75달러로 3월 29일 화려하게 데뷔했으나, 즉각 고평가 우려가 불거지면서 상장 이튿날부터 급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리프트는 9일 55.18달러에 마감했다.

댄 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를 통해 “우버의 보수적인 공모가 책정이 무척 영리하고 신중한 전략이라고 본다”면서 “지난 한 달 동안 ‘동생’ 리프트를 보면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버의 가치는 1000억 달러를 넘는다고 평가하면서, 우버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우버가 뉴욕증시 데뷔 후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올해 상장을 예고한 다른 스타트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업체 슬랙,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등이 올해 IPO를 계획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 운전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동맹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우버 CEO는 매년 4300만 달러를 버는데 우버 운전사들은 시간당 9달러를 번다"고 비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09년 트래비스 칼라닉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우버는 차량공유 사업의 선구자이자 실리콘밸리 총아로 떠올랐다. 차량을 소유한 개인과 차량이 필요한 개인을 엮은 플랫폼으로 온디맨드 방식의 차량 서비스를 보편화한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63개국 70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간 이용자수는 910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사업 10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우버의 2018년 매출은 113억 달러로 전년비 43%나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여전히 30억 달러에 달할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적자는 79억 달러로 집계된다.

그밖에도 기업 내 성차별 문화나 알파벳의 무인차 사업 웨이모로부터의 영업기밀 도용 등 논란도 잦았다. 결국 칼라닉이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전환됐다.

하루 전에는 임시직 노동자인 우버 운전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동맹 파업을 벌이면서 우버에 또 다른 그림자를 드리웠다. 임시직 노동자 고용을 둘러싼 갈등은 향후 우버의 실적에 악재가 될 위험 요소로 꼽힌다.

우버의 투자 의견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금융분석업체 세이지웍스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해밀턴은 로이터를 통해 “우버는 기본적으로 '리프트 2.0'이라고 볼 수 있다. 좋은 모델이고 매출도 성장한다. 그러나 여전히 막대한 돈을 잃고 있다”면서 “만약 우버 주식을 산다면 그건 강세장에 투자하는 것이지 기업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