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韓中 '1.5 트랙' 채널 구축 앞장설 것"
2019-05-09 13:51
양국 안보·국방 고위급 민간 대화 정례화
반관반민 채널, 사드 등 갈등해소 효과적
반관반민 채널, 사드 등 갈등해소 효과적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를 겪으며 한·중 관계의 취약성이 확인됐습니다. 서로가 신뢰할 만한 반관반민의 '1.5 트랙' 대화 채널을 마련하는 게 시급합니다"
9일 베이징 거화카이위안(歌華開元)호텔에서 만난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사진)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한·중 간 1.5 트랙 채널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일보와 한겨례신문 기자를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 정치상황국장을 지낸 권 회장은 취재 현장과 정부에서 위기 관리의 중요성을 직접 체득했다.
그는 "양국 국민들이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서로에게 삿대질을 상황까지 연출됐다"며 "경제 협력은 위축됐고 급성장하던 인적 교류도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양국 지방정부 간 교류 사업을 주도하며 중국 내 네트워크를 형성한 한중도시우호협회가 1.5 트랙 대화 채널 마련에 나선 배경이다.
지난 7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고위급 민간 전략 포럼'은 권 회장이 동분서주한 끝에 이뤄낸 성과다.
'한반도 안보 정세와 한·중 협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하정열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과 조광제 전 국정원 실장, 조홍제 국방대 교수 등 안보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야오윈주(姚雲竹) 전 군사과학원 주임과 왕판(王帆) 외교학원 부원장, 왕쥔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전략연구원 실장 등이 나섰다.
권 회장은 "전직 고위급 간의 대화는 책임이 따르지는 않지만 정책 반영 효과가 높다"며 "양국 국방·안보 분야 고위급 인사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은 사드 문제 해결과 상호 이해도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을 함께 준비한 중국국제우호연락회도 한국 측 인사들의 면면에 놀라움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중국국제우호연락회는 인민은행 부행장과 국가개발은행장을 역임한 천위안(陳元)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 회장을 맡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공공외교 기구다.
권 회장은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한·중 안보 분야 고위급 민간 전략 대화를 정례화하기로 중국 측과 합의했다"며 "내년에는 중국 측 인사들을 초청해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 회장이 설립한 한중도시우호협회는 외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한국에 20여개, 중국에 4개 지회를 두고 있다. 특히 한·중 지방정부 간 교류의 가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중국도 양국 지방정부 간의 협력 강화에 관심이 높다.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최근 방중한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지방정부 간 교류·협력 촉진을 직접 언급했을 정도다.
권 회장은 "한·중 공공외교 분야에서 활동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1.5 트랙 대화 강화와 민간 교류 활성화 등에 주력할 것"이라며 "협회 내 한중교류센터를 통해 양국 청소년들의 교류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