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우주먼지' 비밀 풀었다
2019-05-08 11:29
한국천문연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 현상 발견
한국천문연구원은 팀 황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발표한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Radiative Torque Disruption)' 이론이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이달 6일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우주 먼지는 새로운 별의 탄생을 유발하고, 지구와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 기본 재료다. 우주먼지를 통해 별의 탄생 및 소멸 과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우주 먼지는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죽어가는 별에서 생겨 새로운 별의 탄생을 유발하고 지구와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 기본 재료가 된다. 이산화탄소와 물, 유기 분자는 우주 먼지 표면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이 풀지 못한 비밀 중 하나는 초신성, 킬로노바(중성자별이 충돌할 때 내뿜는 매우 밝은 빛), 무겁고 밝은 별, 블랙홀 강착원반 근처 등 강력한 광원 주변에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먼지 알갱이가 이보다 훨씬 큰(수백 나노미터 크기) 알갱이에 비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특이 현상은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초신성이 내뿜는 강한 광원 근처에 놓인 우주 먼지는 그 빛의 압력을 받아 마치 바람개비가 회전하듯이 초당 10억 바퀴에 이를 정도까지 빠르게 회전하게 된다. 회전에 의한 원심력이 먼지의 최대 인장강도보다 더 세지면 먼지가 부서지게 된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Radiative Torque Disruption) 명명했다. 이 이론을 초신성이나 킬로노바, 무겁고 젊은 별 주변에 존재하는 먼지에 적용하면 다양한 천문 현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진은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킬로노바나 초신성 주변 반경 수 광년 정도의 범위에서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밝고 무거운 별이 천여개 모여 있는 별 탄생 영역에서는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반경 수십 광년 범위로 형성된다.
티엠 황(Thiem Hoang)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우리 연구는 먼지가 강한 광원 근처에 위치한다면 작게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우주의 많은 퍼즐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구에 참여한 이혜승 박사는 “작은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더 잘 흡수하고 산란해 그 양과 내부 분포가 초신성이나 최초 은하의 밝기에 영향을 준다. 우리의 연구는 초신성을 이용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측정할 때나 우주 최초의 은하 및 다양한 천체 연구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