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정치'의 부활…한국당, 전국 순회 장외투쟁

2019-05-03 00:00
경부선·호남선 돌며 대여 공세…여론전 본격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반발한 자유한국당은 전국 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본격적인 여론전을 통해 대여 공세를 강화하면서 핵심 지지층을 끌어 모으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2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장외투쟁의 시작을 알린 후 서울·대전‧대구‧부산 등을 순회하는 이른바 ‘경부선 투쟁’에도 방점을 찍었다. 3일에는 광주역, 전주역, 용산역으로 이어지는 ‘호남선 투쟁’을 예고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현 정권은 악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하고 총선용 추경이 아닌 재난 민생 추경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오각성하고 정상적 국정 운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국민의 분노가 청와대 담장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서 “내가 찍은 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선거법은 결국 좌파세력이 우리 대한민국 의회 절반 이상을 안정적으로 차지하게 만드는 법”이라며 “공수처는 국민들의 말할 자유, 먹고 살 자유를 뺏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단체로 삭발했다. 지난달 30일 박대출 의원이 스스로 삭발한 데 이어 김태흠, 윤영석, 이장우, 성일종 의원,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 등 총 5명이 삭발에 동참했다. 이날 공식행사가 끝난 뒤 지난 2·27전당대회에 청년최고위원으로 출마했던 김준교씨도 삭발에 동참했다.

민주당은 이날 추경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회 정상화가 국민의 요구라며 한국당의 '국회 복귀' 압박을 강화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경 심사와 노동관계법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경제 법안들이 너무나 많다"며 "(한국당은) 당장 국회 정상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부당' 삭발 투쟁하는 한국당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자유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4명의 의원과 지역 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성일종, 김태흠, 이장우, 윤영석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