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새 일왕, 일본 '레이와 시대' 연다
2019-05-01 15:05
文 대통령 "평화 위한 행보 이어나가길" 축전
1일 일본은 새 일왕을 맞으며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렸다. 연호는 군주제 국가에서 임금이 즉위하는 해에 붙이는 이름이다. 일왕이었던 아버지 아키히토가 장남 나루히토에게 왕위를 계승하며 30년간 이어지던 '헤이세이(平成) 시대'는 막을 내렸다.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식에서 세계평화를 이야기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일왕 거처인 도쿄 지요다구 고쿄에서 왕실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해 일왕 즉위식이 열렸다. 즉위식은 나루히토 일왕 동생인 후미히토, 작은아버지 마사히토 등 왕위 계승권이 있는 성년 남성만 참석했다. 현재 일본 왕실은 남성만 왕위에 오를 수 있다.
◆아베 총리 "일왕 국민통합 상징으로 존경"
아베 총리는 "우리는 나루히토 일왕을 국가 및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우러러본다"며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 넘치고, 자부심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와 아름다운 마음으로 문화가 태어나고 자라는 (레이와)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 "나루히토 천황 전쟁의 아픔 기억했으면"
문 대통령도 이날 나루히토 일왕에게 "나루히토 천황의 즉위를 축하하고, 퇴위한 아키히토 천황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위한 굳건한 행보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축전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일왕을 '천황'으로 표현한 것과 관련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외교 관례상 '천황'이라는 표현을 써왔고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문 대통령은 나루히토 천황이 한·일 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은 어떤 인물
나루히토 일왕은 마사코 왕비와 결혼 과정에서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1986년 평범한 외교관이던 마사코 왕비에게 호감을 느낀 나루히토 일왕은 왕실의 반대에도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마사코 왕비와 결혼을 결심한 나루히토 일왕은 "내가 평생 전력을 다해 지켜주겠다"고 말해 마사코 왕비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와 시대 의미는?
이어 "소국이란 이른바 진주 같은 국가다. 진주는 어디에 뒹굴어도 빛나고 있다"라며 "평화헌법 9조에 그러한 빛남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평화헌법 9조는 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한편, 영국 BBC에 따르면 일본 국민 70% 이상이 나루히토 일왕과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에 우호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