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고깃값에 나는 돈육주
2019-04-26 15:01
◆국내 돼지고기값 한 달 새 14% '껑충'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산 돼지고기(삼겹살)의 100g당 소매가격은 1980원으로 한 달 전(1730원)보다 14.5% 올랐다.
1년 전(1791원)과 비교하면 11%, 평년(1935원)에 비하면 2.3% 높은 수준이다.
최근 돼지고기값이 오른 것은 중국 전역을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탓이 크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프리카에서 발병하기 시작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만 걸린다. 다만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육박하고, 아직 이렇다 할 백신이나 치료 약이 없다.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도 못 돼 국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공급과 수요에 문제가 생기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에도 물리적·심리적 영향을 끼친 것이다. 미국 투자회사 인터내셔널 FC스톤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 소비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돼지고기값은 '제값 찾기'보다 추가 상승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중국 정부가 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고자 올해 살처분한 돼지 수도 이미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중국 돈육 생산량은 올해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이 수가 2억마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의해 올해 중국의 돼지 생산 두수는 약 20%, 전 세계 돼지고기는 4.1% 줄어들 전망"이라며 "전 세계 돼지고기 수급 불균형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돼지고기값이 오르자 관련 주도 뜀박질을 시작했다.
실제 축산업을 하는 우리손에프앤지의 경우 이달 들어 전날까지 2360원에서 2935원으로 주가가 24% 넘게 뛰었다.
우리손에프의 최대주주이자 육류가공 유통을 하는 이지바이오도 같은 기간 주가가 6880원에서 8040원으로 17% 가까이 상승했다.
육가공과 사료 사업을 하는 팜스토리도 이 기간 주가가 22% 가까이 올랐고, 팜스코(11%), 하림(13%), 선진(10%) 등 돈육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나란히 오름세를 탔다.
구현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돈육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며 이지바이오와 우리손에프앤지를 수혜주로 꼽았다.
조미진 연구원은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축산업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관련 업체 중 CJ제일제당과 이지바이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