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25일 만난다…'러시아' 카드로 대북제재 극복할까
2019-04-23 15:32
北, 김정은 위원장 러시아 방문 사실 공식 확인
8년 만에 북·러정상회담…김 위원장, 정치적 고립-경제적 위기 해결 과제
8년 만에 북·러정상회담…김 위원장, 정치적 고립-경제적 위기 해결 과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8년만에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북한이 공식 발표했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012년 '김정은 시대'가 본격 열린 뒤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하노이 선언'이 결렬 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기간 김정은 동지와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회담이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베트남 방문 당시처럼 전용열차를 이용해 러시아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 유력일간지 '코메르산트'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늦게 230명의 수행단원과 함께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24일 러시아 국경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700여km거리로, 열차를 이용할 경우 최대 24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는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참석한다. 김 위원장은 오는 26일까지 러시아에 머물면서 2002년 김정일 위원장이 방문했던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프리모르스키 수족관, 마린스키 극장 등 현지시찰 일정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공식화함에 따라 남·북관계 소강상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외교 일정에 모든 대외라인의 역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북·러정상회담이 끝나기 전까지 대북특사, 남북정상회담 등 주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하면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반응을 보이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틀리지 않은 의견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27일 남·북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행사에 북측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당국자는 "북측에 (행사)개최 사실을 통지했다"면서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행사가 사흘 남은 시점인 만큼 현실적으로 북측이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