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주택'으로 인재 유치하는 중국 지방도시

2019-04-23 14:54
네이멍구 후허하오터, 대졸자 시장가 50%에 주택 제공
선전, 우한, 닝보 등 도시들, 주택 우대정책으로 인재 유치

"4년제 대졸자에게 '반값' 주택을 제공하겠다."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후허하오터시 정부가 최근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았다. 대졸자에게만 시장가격의 50% 할인된 가격에 주택을 살 수 있는 자격을 주기로 한 것. 

일정 조건만 만족시키는 대졸자면 누구든 '반값'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주택 관련 세금은 건설업자와 나눠서 분담하고, 이렇게 매입한 반값 주택을 5년간 시장에서 매매만 하지 않으면 된다. 우선 선불금으로 집값의 20%만 내면 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우수한 대졸 인력을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후허하오터시 정부가 마련한 대책이다.

사실 몽골과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후허하오터는 네이멍구자치구 중심도시이지만 항저우·우한·창사·시안·난징 등 다른 주요 2선도시와 비교해 매력이 떨어진다. 올해 '중국도시발전잠재력 순위'에서 후허하오터는 57위에 랭킹되는데 그쳤다. 단순히 후커우 제공, 주택 보조금 지급 등으론 인재를 끌어모으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 반값 주택이라는 파격적 혜택을 내놓은 것. 

이는 과거 부동산 경기 침체 당시 일부 도시에서 주택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대졸자에게 헐값에 주택을 판매하던 것과도 다르다. 현재 후허하오터시 주택시장은 심지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3월 70개 주요도시 주택가격 지수를 살펴보면 후허하오터 신규주택 분양가는 전년 동비 22% 넘게 증가했다. 증가율은 중국에서 시안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중국 국영중앙(CC)TV는 단둥, 구이양과 함께 후허하오터를 집값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하는 도시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3월 기준, 후허하오터 평균 주택 가격은 ㎡당 1만1420위안(약 194만원)으로, 전달 대비 3.6%, 전년 동비 36.8% 올랐다. 3월 한달 도시 주택 거래액은 21억5000만 위안에 달했다. 

사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인재 유치를 위해 곧잘 주택 우대정책을 펼쳐왔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에 중국 대학생들에게 내집 마련은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라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장만하는 게 우수한 인재를 끌어모을 수 있는 유인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광둥성 선전시 정부는 고급 인재에 한해 90㎡ 이하 건축면적 주택 임대료를 시장가격보다 40~50% 낮춰주기도 했다. 후베이성 우한시 정부도 5년내 대졸자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주택 집값 혹은 임대료를 20% 할인해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저장성 닝보시는 집값의 최대 20%까지, 최대 60만 위안을 안 넘는 선에서 주택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국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사진=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