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아들이자 정치적 동지"…故 김홍일 빈소 조문 행렬 이어져
2019-04-21 18:18
중앙아시아 순방 중 문 대통령 위로의 뜻 전해
문희상,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경원 등 정치권 인사 조문
문희상,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경원 등 정치권 인사 조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민주화 투쟁의 동반자였던 고(故)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세상을 떠난 가운데, 21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정치권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가는 길을 추모했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 또한 노 실장을 통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여야 의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 전 의원과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활동을 함께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은 빈소에 꽤 오랜 시간 머물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의장은 약 2시간 30분 정도 빈소에 머무른 뒤 기자들과 만나 "엄혹했던 시절, 그는 우리에게 본이 돼 씩씩했고 늠름했다"며 "아시다시피 고문 후유증으로 몹쓸병을 얻어 10여년간 고생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이) 민주화에 헌신한 것을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당시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고초를 겪었다.
1980년 신군부가 들어섰을 때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잡혀들어가 온갖 고문을 당했다. 이 당시 목과 허리를 크게 다쳤고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게 됐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전 의원과 17대 국회에 함께 등원했던 노 실장은 "민주주의를 위한 반독재 투쟁의 과정에서 고인이 당했던 수난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노 실장은 "그 분께서 민주주의와 통일, 평화를 위해서 싸워왔던 그 업적을 생각하면 우리 후배들이 나아갈 길이 정말 어떻게 해야되는지를 저희들도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했다. 노 실장은 또 (문 대통령이) 위로의 말씀을 전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김 전 의원과 함께 옥고를 치른 사이다.
이 대표는 "김 전 의원께서는 DJ의 큰 아들로서, 정치적인 동지로서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오셨다"며 "특히 DJ가 야당 총재를 하던 시절에 뒷바라지 하시느라 여러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1980년에 아버님(DJ)과 고문을 겪는 바람에 몸을 다쳐서 어려운 몸을 이끌고 여태까지 오셨다"며 "저하고는 정치를 한 30년 동안 같이 한 셈인데 말년에 파킨슨병을 앓아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안에서도 말씀 나눴지만 DJ께서는 정치하면서 정치보복을 안 했다"며 "김 전 의원이 고인이 되셨는데 DJ 생각이 난다. 정치가 다투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제가 비록 경상도 출신 의원이긴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붙여진 빨갱이 모욕에 대해서 항상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보수 진영이 더이상 민주화운동을 하던 사람들에 대해 빨갱이 모자를 씌우는 걸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인사들이 조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일찍 빈소를 찾아 "야당 대표의, 대통령의 아들로서 본인이 겪었던 고통과 고난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편히 잠드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는 "민주화를 위해서 평생 헌신하시다가 가시게 돼서 참으로 명복을 빈다"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함께 빈소를 찾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곳에 가셔서 영면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이날 의붓아들의 빈소가 차려진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교동계 측근 인사들은 이 여사가 받을 충격을 우려, 고인의 별세 사실을 전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