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육성 갈 길 멀다] ①'귀하신 몸' AI 전문가, 해외 수급은 한계

2019-04-22 09:11
AI 전문가 몸값 '천정부지'…어렵게 모셔와도 이직·창업으로 떠나기도
글로벌 로컬 인재 채용 움직임…구글 "국내 AI 개발자 5만명 육성"
AI 관련 교육기관 투자 산학협력 위주…장기적 인력 양성 투자 필요

[사진=아주경제]


AI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의 AI 인재 모시기도 치열해지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IT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와 같은 하드웨어 주력 기업도 AI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력 채용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6년 32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5년 89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딜로이트가 올해 CES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100여명의 미국 IT기업 경영인 중 63%는 이미 기계학습 기술을 사업 운영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62%는 자연어 처리를, 50%는 딥러닝 기술을 탑재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인재 모셔라··· 해외 영입·로컬 인재 발굴 박차
구글코리아는 국내에서 AI 개발자 1만명을 양성하고 5년 동안 국내에서만 AI 개발자 5만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최근 국내 ICT 경력직들을 상대로 대규모 채용 행사를 실시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AI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래리 헥(Larry Heck) 박사를 영입했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토론토,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을 중심으로 AI 연구센터도 개소했다.

LG는 LG전자에서 B2B 위주의 AI를, LG그룹 차원에서 B2C 위주의 AI 관련 프로젝트와 우수 인재 육성 등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에 AI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게임 업체 넥슨은 지난해 4월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하고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넷마블도 AI 전담조직인 'NARC(Netmarble AI Revolution Center)'를 신설했다.

그나마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견·중소 기업의 경우 AI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기업의 신(新) 소프트웨어 사업 추진의 69%를 대기업이 견인하고 있으며 수출액 비중의 75.7%도 대기업에서 창출됐다.

◆고액 연봉 AI 연구자들, 이직 불안 줄이려면 자체 수급 가능해져야
AI 인력 부족을 절감하는 곳은 당장 일할 사람이 필요한 기업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AI 관련 연구자들은 2만~3만명으로 추산된다.

AI인력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가 2017년 사용한 1100만 달러의 예산 중 700만 달러가 직원들의 봉급 등에 사용됐다. 런던에 위치한 인공지능 연구소 딥마인드는 2016년에만 인건비로 1억3800만 달러를 지출했다. 기업의 경우 스톡옵션 등을 지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더 큰 금액을 AI인력의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거금을 주고 이들 인력을 데려와도 안심할 수 없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직접 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기업들은 대학 또는 대학원 관련 학과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협력에 나서고 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등은 오는 9월 개원하는 고려대 AI대학원과도 총 4억원 규모의 산학협력 연구를 진행한다.

때문에 AI 인력 수급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국 내에서 우수한 인재풀을 만들어야 연속성 있는 연구개발이 보장된다는 의미다.  

이승환 고려대 AI대학원장은 “기업에서 단기성 연구프로젝트가 아닌 AI 대학원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가 있다면 추가 인력을 뽑는 것도 고민하고 있지만, 학과 인원을 조정하는 건 교육부와 국토교통부가 동의해줘야 하고 행정절차도 복잡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