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0년만에 ‘10원 전쟁’

2019-04-17 18:34
롯데마트, 이마트·쿠팡 겨냥해 ‘최저가 전쟁’ 선포
온·오프라인 막론 ‘가격경쟁’ 절박함 더해져…매일 9시 최저가 갱신

롯데마트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2주간 총 16개의 품목을 온라인(쿠팡)-오프라인(이마트)과 가격비교를 통해 단위당 최저가로 판매하는 ‘극한가격’ 행사를 펼친다. [사진=롯데마트 제공]



유통가에서 10여년 만에 또 한번 치열한 ‘10원 전쟁’이 재현될 조짐이다.

앞서 2010년 1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특정 제품을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판다’는 가격인하 전쟁을 벌였다.

일례로 삽겹살(100g)의 경우, 그해 1월 14일 △이마트 960원 △홈플러스 880원 △롯데마트 970원이었다. 특히 같은 날 서울우유(2.3ℓ) 가격을 보면 △이마트 3860원 △홈플러스 3870원 △롯데마트 3850원으로, 그야말로 ‘10원 전쟁’을 방불케 했다.

6년 뒤인 2016년 2월에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대표격인 이마트와 쿠팡이 10원 전쟁을 벌였다. 당시 이마트는 기저귀와 생수, 라면 등을 쿠팡보다 싸게 팔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하기스 매직팬티(대형)’ 제품의 경우, 이마트는 단위가격당 310원에, 쿠팡은 313원에 각각 판매해 사실상 ‘1원 전쟁’을 할 정도로 신경전을 벌였다. 이마트는 ‘로켓배송’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위협하는 쿠팡에 최저가 주도권만은 뺏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가장 절박한 곳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2주간 총 16개의 품목에 대해 타사 대비 가장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극한가격’ 행사를 벌인다고 17일 밝혔다.

주목할 점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최저가’로 승부를 보겠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오프라인은 대형마트인 이마트 온라인몰, 온라인은 쿠팡을 직접 겨냥했다. 매일 이들 두 회사와 가격을 비교해 1주일 단위로 8개씩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 첫날인 18일 최저가 상품 가격은 지난 15일 오후 5시 가격을 기준으로 했고, 행사 둘째날인 19일부터는 하루에 한번(매일 오전 9시) 비교상품의 단위당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로 변경할 계획이다.

첫째 주 주요 상품은 △팔도 비빔면(5입) 3530원 △비트 액체 진드기 세제(각 3ℓ, 일반/드럼) 각 6800원 △롯데푸드 라퀴진 베이컨(120gx2) 5980원 등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10년 가격 전쟁은 ‘대형마트=최저가’란 인식을 다지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극한가격 행사는 계속되는 경기 침체, 오프라인 출점 제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성장세 등 대형마트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그 절박함이 더해진 최저가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이 밝힌 ‘초저가 정책’에 따라 올 들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통해 전복, 삼겹살 등 주요 신선식품을 대폭 할인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미 4탄까지 진행한 행사에서 주요 제품은 품절 사례를 빚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는 한편 ‘박리다매’로 이익을 내는 구조의 국민가격 행사는 순항하고 있다”면서 “롯데마트의 극한가격 마케팅은 일단 18일 공개되는 주요 제품의 가격을 보고 대응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타사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가타부타 밝힐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