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럽 제치고 로레알 최대 시장..'亞시장 중요도 쑥쑥'

2019-04-17 10:06
유럽 경제 부진 속 아시아 시장 의존도 점점 높아져

프랑스 화장품 공룡 로레알의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아시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유럽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경기 둔화 속에서 유럽 기업들의 아시아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레알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75억5000만 유로(약 9조6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74억 유로를 예상했었다.

눈에 띄는 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매출이 유럽을 능가했다는 점이다. 아시아 비중은 31%까지 확대되면서 서유럽(29%)을 앞섰다. 10년 전만 해도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프랑스 국내 시장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10년 사이 아시아 시장의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유럽 경제가 정체를 넘어 위축될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라 유럽 기업들 사이에서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은 점점 부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까지 낮춰잡았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역성장하고 4분기에는 성장이 멈출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제임스 에드워드 존스 RBC 애널리스트는 “성장이 보편적이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로레알은 가장 역동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해 결실을 얻는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랑콤, 아르마니, 입생로랑과 같은 명품 브랜드 부문에서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지만, 명품에 대한 중국의 소비심리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가라앉은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수입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종전보다 3%포인트 낮추는 부양책을 내놓기도 했다.

장 폴 아공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젊은 세대의 욕구가 고급 브랜드를 직접 향하고 있다. 우리에겐 긍정적인 신호”라며 “서유럽도 개선 조짐이 보이지만 아시아와는 비할 바가 안 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거시경제나 대량판매 시장에 비해 회복 탄력성이 좋아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전 세계 1조2000억 달러(약 1360조원) 규모 명품 시장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로레알 홈페이지를 장식한 동양인 모델 [사진=로레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