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궈' 팔아서 떼돈 번 중국부자
2019-04-16 17:01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 창업주 장융-수핑 부부
실적 상승에 주가 77% 급등…석달 만에 약 7조원 자산 불려
실적 상승에 주가 77% 급등…석달 만에 약 7조원 자산 불려
‘중국식 샤부샤부’로 불리는 훠궈(火鍋)를 팔아서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돈을 번 부자가 있다. 바로 중국 훠궈 프랜차이즈 전문점인 하이디라오(海底捞) 창업주 장융(張勇)-수핑(舒萍) 부부다.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장융-수핑 부부의 자산은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석달여만에 60억 달러(약 6조8000억원)가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자산이 79% 증가한 것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올 들어 아시아 부자 중에서 부가 가장 빨리 늘어난 것이다. 현재 장융-수핑 부부의 순자산은 약 132억 달러로 집계된다.
장융-수핑 부부 자산이 급증한데는 지난해 9월 홍콩증시에 상장한 하이디라오 주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장융-수핑 부부는 하이디라오 지분 약 52%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주가 상승은 실적 고공행진이 뒷받침 된 덕분이었다. 지난해 하이디라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170억 위안에 달했다. 이에 올 들어 홍콩 증시에서 하이디라오 주가도 약 77% 뛰었다. 현재 하이디라오 시가총액은 약 210억 달러로, 미국 유명 멕시코 요리 체인점 치포틀레 멕시칸 그릴보다도 높다.
하이디라오 실적이 상승한데에는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이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하이디라오가 중국 베이징에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레스토랑을 오픈한 게 대표적이다. 이곳엔 고객 테이블에 직접 고기, 야채를 갖다주는 서빙 로봇은 고객 주문 접수, 식자재 입출/반출, 재료 손질, 설거지까지 모두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최근 해외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이 늘어난 데다가 훠궈 문화가 점차 글로벌화하면서다. 지난해 9월 기준 하이디라오는 중국 이외 지역에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8곳, 미국 4곳, 한국 4곳, 일본 2곳 등이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이미 하이디라오는 중국 간판 훠궈요릿집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이디라오는 현재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매장 개설도 계획 중이다.
지난 1994년 쓰촨성에서 시작한 하이디라오는 친절한 고객 서비스로 유명하다. 대기 손님을 위해 포커·장기·바둑 같은 게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구두 닦기, 손톱 매니큐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훠궈 본거지인 쓰촨성 출신 기업답게 쓰촨 지역의 전통예술인 변검(變臉)이나 수타로 면 뽑기 쇼를 선보이기도 한다.
중국 내 훠궈 시장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중국 훠궈 시장은 매년 10%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오는 2022년엔 시장규모가 7000억 위안(약 1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중국 훠궈시장에서 하이디라오 시장점유율은 3%도 채 안되는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디라오는 향후 더 새로운 체험 서비스로 고객층을 넓혀나가며 시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하이디라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OC&C 스트래티지 컨설턴트는 "하이디라오는 특출한 서비스로 중국 훠궈 시장에서 남다른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다만 서방 국가에서 중국 훠궈의 매운 맛이 먹힐지, 하이디라오의 고객서비스 방식이 먹힐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