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멜라니아 여사, 내조외교로 '끈끈한 우정' 과시

2019-04-11 07:22
30년 만에 한미 퍼스트레이디 단독 오찬 회담…멜라니아 2017년 방한 때 이산가족 아픔 공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 이례적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참석한다. 두 정상 부인은 별도의 일대일 오찬도 한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단독 정상회담에 함께하며, 양국 내외는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배석자 없이 25분가량 환담을 나눌 예정이다.

이후 한·미 퍼스트레이디는 단독 오찬을 나누며 친교를 통해 내조 외교를 펼친다.

한-미 정상 부인이 일대일로 오찬을 하는 것은 1989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김옥숙 여사와 조지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바버라 부시 여사 사이의 오찬 이후 30년 만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전날 방미 일정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 부인 간 단독 오찬은 흔치 않은 일로, 두 영부인 간 각별한 우정을 더욱 깊게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백악관 방문에 앞서 워싱턴 인근의 초등학교를 방문, 어린 학생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가까워진 것은 지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환담을 나누면서다.

당시 두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로서 늘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역할의 중요성과 고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여사는 아동들의 교육과 건강 문제에 관심이 많은 멜라니아 여사에게 "저는 8살과 4살 손자가 있다. 이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안겨줘야 하는데 북핵 문제에 직면해 걱정이 많다"고 말하며 6·25 전쟁이 만든 수많은 고아와 이산가족 문제 등 한반도의 비극에 대해 설명했다.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 같은 한국 이산가족의 아픔에 크케 공감하며 환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여사로부터) 한국 이산가족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난 2017년 11월 7일 방한 당시 청와대 녹지원에서 김정숙 여사와 산책하던 중 한·미 어린이 환영단의 한 어린이로부터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그린 그림을 선물받고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