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실패하는 연구에 지원하겠다"

2019-04-10 12:00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연구의 실패를 용인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가보지 않은 길을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는 당연한 일"이라며 "새로운 길을 여는 연구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교수는 지난 9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됐다. 김성근 이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 후 정식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음두찬 상무는 "이사장 선임 전에 이 사업은 교수들 스스로 제안하고 판단하며 심사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오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음 상무는 "이사장 선임 당시 여러 측면에서 많은 분들을 놓고 검토했다"며 "김 이사장은 이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함께 해왔기 때문에 충분히 잘 이끌어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학교로 돌아가서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사장직 제안을 받았을 때 주저했다"면서도 "이사장 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평소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자리라서 요청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내정자는 10일 서울 중구 삼성 기자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임애신 기자]

김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화학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부터 4년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장을 지냈다.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제1회 국가석학에 선정됐으며 2013년 영국 왕립화학회 펠로우(FRSC)로 선임되기도 했다. 국제학술지 '물리화학 화학물리(Physical Chemistry Chemical Physics)' 편집장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하는 개념이 아니라 재단을 만들고 운영해서 지속적·체계적인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연구개발(R&D)과 별개로 국가에서 지원하기 힘든 도전적인 연구를 발굴·지원한다.

김 이사장은 "정부 R&D와 별개로 독창적이고 모험적인 연구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보통 연구를 지원할 때) 연구의 실패를 용인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연구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므로 실패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재단은 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 선정 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결과가 예상되는 연구는 지양하고, 제안서에서 흠결을 찾기보다 도와주는 방향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