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신탁 증권업 진출 큰그림"...하이투자선물 인수전 참여

2019-04-10 07:00
부동산신탁업 경쟁 격화에 사업 다각화 필요
"부동산신탁·운용사 이어 증권사까지 기웃"

[사진=아주경제 DB]

[데일리동방] 부동산신탁사 무궁화신탁이 증권업 진출을 저울질 중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이투자선물 인수전에 참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대형 부동산신탁사들이 등장하자, 사업 다각화를 더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지난 1일 진행된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무궁화신탁 외에 키움증권과 뱅커스트릿도 도전장을 냈다.
 
키움증권과 뱅커스트릿은 두 회사 모두에 입찰한 반면, 무궁화신탁은 하이투자선물 한 곳만 인수를 희망했다. 무궁화신탁의 인수 의지는 강해 보인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동산신탁업을 주력으로 했지만, 사업 다각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신탁업계 내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서다. 대형 금융사들마저 잇달아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일 부동산신탁사 국제자산신탁과 경영권 지분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아시아신탁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하고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아시아신탁은 늦어도 다음 달 신한금융 자회사에 편입될 전망이다.
 
새 회사들도 등장한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신영증권(신영자산신탁),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부동산신탁), 대신증권(대신자산신탁) 등 3곳의 신탁업 예비인가를 내줬다. 이들 회사가 본인가를 받으면 현 11곳이었던 부동산신탁사는 14곳으로 늘어난다.

[사진=아주경제 DB]

 
업황도 밝지 않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사들이 지난 1~3월까지 시행해 분양한 총 24개 단지 가운데 1순위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한 단지는 9곳 뿐이다. 10곳은 전주택형이 1순위에서 주인을 구하지 못한 채 2순위로 넘어갔고, 나머지는 미달됐다.
 
그러자 시장에선 무궁화신탁이 증권업 진출을 추진 중이란 얘기도 나온다. 하이투자선물을 인수해 채권매매업 라이선스를 등록한 뒤 증권사로 업종을 바꿀 거란 분석이다. 
 
자산운용업에는 이미 발을 들인 상태다. 무궁화신탁은 지난 2017년 ‘키스톤PE'를 통해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했다. 또 무궁화신탁→웰투시PEF→케이리츠→JS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JS자산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신탁 강자인 무궁화신탁이 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 하이투자선물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사업 다각화도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궁화신탁 측은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밝힐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