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대마 상습투약’ SK 창업주 손자 검찰 송치

2019-04-09 09:36
국내서 변종마약 18차례 구입해 투약 혐의

액상대마·대마쿠키 등 변종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 손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9일 오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SK그룹 일가 최영근씨(31)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3∼5월 마약 공급책 이모씨(27)에게서 15차례에 걸쳐 고농축 액상대마 카트리지와 과자 형태인 대마쿠기를 사서 그해 6월부터 최근까지 자신과 이씨의 집 등에서 흡연한 혐의를 받는다. 
 

변종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가 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를 나서 인천지방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전과가 있고 상당한 재력가 후손으로 알려진 이씨는 휴대전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책에게 액상대마를 구매한 뒤 최씨가 계좌로 돈을 보내면 택배로 보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판매책을 통해 최근 3차례 대마를 구매·투약한 혐의도 있다. 최씨는 이들에게서 마약 700만원어치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 손자이자,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회장 아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 사이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SK케미칼을 거쳐 SK디앤디에 재직 중이다.

경찰은 현대가 3세 정모씨(28)도 이씨에게서 액상대마를 사서 투약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정씨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손자로,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 아들이다. 현재 현대기술투자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정씨는 유학 시절 알게 된 이씨와 함께 국내에 있는 자택에서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1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 2월 해외으로 나간 뒤 한 달 넘게 귀국하지 않아 도피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변호인을 통해 경찰 측에 “조만간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귀국하는 대로 관련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