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커촹반 상장유망기업 열전-7]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리스크…" 돼지용 백신 매출왕
2019-04-09 06:00
1차 심사대상 중 유일한 바이오기업
중국공정원 원사 출신 저명 과학자 창업
최대주주는 中 명문 농업대…'학력깡패' 이사진
중국공정원 원사 출신 저명 과학자 창업
최대주주는 中 명문 농업대…'학력깡패' 이사진
중국 돼지용 백신 매출왕. 중국 우한커첸바이오(科前生物, 이하 커첸바이오)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커첸바이오는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1차 심사대상에 포함된 유일한 바이오 업종 기업이기도 하다.
돼지를 비롯한 가축용 백신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커첸바이오는 2001년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설립됐다. 수년간 기술 개발을 거쳐 오늘날 중국 동물용 백신제품 연구개발(R&D)·생산·판매·애프터서비스(A/S)까지,동물 방역기술 서비스 산업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돼지 백신에서 시작해 일반 가축, 애완견용 백신으로까지 제품 스펙트럼을 넓히며 중국 동물용 백신시장의 선두기업으로 올라섰다. 커첸바이오는 총 31종 동물용 백신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특허 기술만 28개에 달한다. 지난 2017년말 기준 중국 정부 구매조달 시장을 제외한 민간 돼지용 백신시장에서 커첸바이오 매출은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사실 커첸바이오의 설립 배경은 독특하다. 커첸바이오 최대주주는 개인도, 기업도 아닌 대학이다. 지분 21.67%를 간접적으로 보유한 중국 화중농업대가 그것. 화중농업대는 과거 덩샤오핑이 추진한 21세기 명문대 육성 프로젝트 ‘211 대학’과 장쩌민 전 주석이 1998년 5월 추진한 명문대 육성 프로젝트 ’985대학’에 선정된 농업 방면의 명문대학교로 잘 알려져 있다.
커첸바이오 창업주는 올해로 66세인 천환춘(陳煥春) 회장이다. 현재 커첸바이오 연구개발(R&D) 사령탑도 맡고 있다. 독일 뮌헨대에서 박사를 딴 해외 유학파로, 중국공정원 원사(院士) 출신이다. 원사는 중국에서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칭호다. 그는 화중농업대 교수를 거쳐 총장까지 역임한 중국 수의학계 명망 높은 인사로 잘 알려져 있다.
천환춘 회장을 비롯한 커첸바이오 이사진은 대부분 화중농업대 총장, 부총장, 교수, 석박사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중국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가 커첸바이오 이사진을 ‘학력깡패(学霸)’라 칭한 이유다.
덕분에 커첸바이오는 화중농업대학과 활발한 산학 연구협력을 진행하며 연구개발 혁신을 상용화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경제관찰보가 커첸바이오를 "대학 과학연구 성과를 상업화한 표본"이라고 높이 평가한 이유다.
커첸바이오 실적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순익의 지난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37.24%, 39.88%에 달한 것. 커첸바이오 동물용 백신은 현재 원스구펀(양돈업), 코프코(식품업) 등 중국 대형기업에 주로 납품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 2009~2017년까지 9년간 중국 국내 동물용 백신 매출액은 250억5700만 위안(약 4조2600억원)에서 484억500만 위안으로, 연평균 8.58%씩 증가했으며, 이는 중국 이외 다른 나라의 동물용 백신 매출증가율을 웃도는 수준이다.
커첸바이오는 커촹반 상장을 통해 모두 17억4700만 위안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자금은 동물 백신제품 산업화 건설 프로젝트, 동물 백신제품 생산라인 기술개조 프로젝트, R&D 센터 건설, 매출 및 기술 서비스망 구축, 정보화 시스템 구축, 과학 연구혁신 프로젝트, 유동성 보충 등에 쓰일 예정이다.
물론 투자 리스크도 존재한다. 커첸바이오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돼지 가격의 주기적 파동이나 가축 전염병 발발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적시했다. 구체적으로 돼지가격은 3~4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요동치는데, 돼지가격이 폭락하면 양돈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백신 접종을 꺼리면서 백신 매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지난해 처음 발발해 아직까지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매출에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