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커촹반 상장유망기업 열전-4] "저조한 R&D에…" 의혹 쏟아진 '로봇기업'
2019-04-04 06:00
스마트 제조솔루션업체 장쑤베이런
실적 증가세 '안정', 밝은 시장전망에도 논란이 되는 이유
실적 증가세 '안정', 밝은 시장전망에도 논란이 되는 이유
“커촹반 상장 1차 심사대상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이다.”
중국 장쑤성 산업용로봇시스템 통합 기업인 장쑤베이런(江蘇北人)로봇시스템(이하 장쑤베이런)이 최근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상장 1차 심사대상 9곳에 포함된 직후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界面)이 내놓은 평가다.
장쑤베이런은 이미 지난 2016년 비상장 중소기업용 장외거래시장인 신삼판(新三板)에 상장했지만 이번에 새로 생기는 커촹반으로 갈아탄다는 계획이다. 커촹반은 '상하이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하이테크 기업 전용증시다.
장쑤베이런은 언뜻 보면 로봇기업같지만 사실 로봇을 직접 개발해 생산하는게 아닌, 공장에 산업용 로봇으로 이뤄진 맞춤형 자동화·스마트화 시스템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스마트 로봇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R&D), 설계, 생산, 조립, 판매를 모두 아우른다. 쉽게 말하면 새로 지은 아파트(공장)에 도배하고 가구를 들여놓는 등 인테리어(생산솔루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도 나날이 확대되며 시장 전망도 밝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올해 중국 산업용로봇 수요는 21만대로,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수요(48만4000대)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에 따른 중국 산업용로봇시스템통합 산업 시장 규모도 260억 달러(약 29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고공산연로봇연구소(GGII)에 따르면 중국 산업로봇시스템 통합시장은 연평균 16%씩 성장해 2023년엔 1250억 위안(약 21조원)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첨단제조업 발전계획인 '중국제조2025', '스마트제조발전규획(2016~2020년)', '제조업 핵심경쟁력 육성을 위한 3년액션플랜(2018~2020년)' 등 국가 전략도 산업용 로봇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장쑤베이런 전체 매출에서 R&D가 차지한 비중은 3.07%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 비중은 2016년 4.78%, 2017년 4.32%로 매년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R&D비용 연간 증가율도 2017년 24%에 불과, 동종업계 기업인 커라이지뎬(克來機電), 하궁즈넝(HGZN)이 각각 189%, 81%에 달한 것과 비교된다.
이에 대해 상장주간사인 둥우증권은 장쑤베이런은 효율적 R&D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혁신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을 뿐이다.
저조한 매출총이익률도 논란의 대상이다. 지난해 장쑤베이런의 매출총이익률은 24.87%에 불과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재무비율이다. 매출총이익률이 낮다는 건 제품 경쟁력이 부족해 저가정책을 펼치거나, 혹은 생산기술 수준이 낮아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중국의 한 기업공개(IPO) 전문가는 매출총이익률이 35%도 안되는 기업은 하이테크 혁신기업이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하궁즈넝, 커라이지뎬 등 경쟁사와 비교해 R&D나 시장경쟁력이 뒤떨어지는 장쑤베이런이 과연 중국의 치열한 산업용 로봇시스템통합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반대로, 중국 광파증권은 장쑤베이런이 오히려 커촹반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실제로 장쑤베이런은 이번 커촹반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3억6200만 위안을 스마트 생산라인, 연구개발, 유동성 보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장쑤베이런은 산업용로봇시스템통합 뿐만 아니라 성장 전망이 밝은 물류자동화시스템통합, 정보화시스템통합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디지털화된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게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