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9% 주총 정족수 못 채워

2019-04-08 15:17

[자료=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제공]

상장법인 9%가량이 주주총회 의결종족수를 못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인 상장법인 1997곳(코스피 753곳·코스닥 1224곳) 가운데 9.4%에 해당하는 188곳은 얼마 전 정기 주총을 열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주요안건을 통과시킬 수 없었다.

해당 상장사 188곳은 모두 238건을 주총에 상정했었다. 안건별로는 감사위원 선임이 149건(62.6%)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정관변경 52건(21.8%)과 임원 보수 승인 24건(10.1%) 순이었다.

감사위원을 못 뽑은 회사는 한동안 비정상적인 경영을 피하기 어렵다. 상법상 감사위원은 경영을 감독하는 핵심 기구다.

의결정족수를 못 채운 회사 수는 1년 만에 크게 늘어났다. 섀도보팅(의결권 대리)을 폐지한 후 처음 실시한 2018년 주총에서는 상장법인 76곳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주요안건을 통과시킬 수 없었다. 이런 회사 수가 올해 들어 150%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섀도보팅은 정족수 미달을 막으려고 의결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게 해주던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도입됐다가 2017년 12월 폐지됐다. 소액주주 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상장회사협의회는 상법 개정을 바라고 있다. 주총 결의요건을 바꾸지 않으면 내년에는 더 많은 상장사가 정족수 미달을 겪을 것으로 우려돼서다.

협의회 관계자는 "2020년에는 감사(감사위원)를 뽑을 수 없는 회사 수가 238곳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총 부결 사태는 개별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주총 결의요건이 선진국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