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역시 LG, 작년 4분기 부진 털어냈다···영업익 1000%↑

2019-04-05 15:23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익 8996억원 기록
스타일러·공기청정기·올레드TV 등 신가전 호조
스마트폰·전장사업 적자···수익성 개선 시급

LG전자가 올해 1분기 가전 사업 호조에 힘입어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을 털어냈다.

LG전자는 5일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757억원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이 1000% 이상 급증하며 시장의 우려를 털어냈다. 다만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작년 1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18.8% 감소했다. 

◆ 가전은 'LG'
이번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과 TV 등을 판매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부는 계절적 성수기와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새로운 제품 판매 호조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분기 H&A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작년 동기보다 8%, 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봤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신성장 가전 판매량 성장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국내 의류건조기(100만대)와 의류관리기(30만대)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공기청정기는 작년 20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300만대 시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도 LG전자는 '케어솔루션' 등을 앞세운 가전 렌털 사업으로도 수익을 톡톡히 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가전제품 임대사업으로 거둔 수익은 2924억200만원으로 2017년(1134억3200만원)보다 무려 158% 급증했다. 주요 임대 제품이 공기청정기, 정수기, 의류관리기 등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더 가파른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HE사업본부도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를 늘리며 1분기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동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초대형(65·77형) OLED TV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이 평균 10.2%로 추정돼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MC·VC 위기돌파 시급
다만 지난해 각각 연간 손실 7901억원, 1198억을 기록했던 MC(모바일) 사업부와 VC(자동차 전장) 사업부는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부의 적자는 2263억원으로, 전분기 3223억원에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오는 19일 국내 시장에 듀얼 스크린을 채택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50 씽큐(ThinQ)' 등을 선보이면서 시장 반전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또 Q60, K50, K40 등 탄탄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축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LG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VC 사업도 올해 1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저조하겠지만 장기적으로 LG전자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전장사업 부문 매출액이 2017년 3조3000억원, 2018년 4조3000억원, 2019년 6조4000억원, 2020년 7조3000억원으로 급격한 외형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부터 LG전자 전장사업 부문 실적은 50조원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 모델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강서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시그니처 에어컨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