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제왕' 달리오 "美자본주의 오류...혁명 일어날 수도"

2019-04-05 14:16
"美자본주의 오류 탓에 파괴적 격차 발생...개혁 서둘러야"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공동 회장이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가 혁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리오 회장은 이날 본인 링크드인 계정에 올린 글에서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를 문제 삼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가 교육, 사회적 이동, 자산, 소득 등에서 파괴적이고 스스로 점점 커지는 격차를 만들어냈다며, 이는 결국 또 다른 혁명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공동 회장[사진=레이 달리오 링크드인 계정 캡처]


달리오는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에서 비롯된 격차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소득 관련 통계를 들었다. 하위 60%의 소득과 상위 40%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상위 40%와 하위 60%의 소득 차이는 1980년 6배에서 최근 10배로 커졌다. 

달리오는 부가 교육의 질도 결정짓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난한 동네의 구조적인 교육 실패는 아동 학대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건강도 마찬가지. 달리오는 하위 소득자가 상위 소득자보다 최소 10년 이상 단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이같은 불평등이 미국 사회에 실존적 위협이 됐다며, 특히 가치(value)격차를 동반한 빈부격차는 점점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환경에서는 정부가 우파든, 좌파든 선동적인 포퓰리즘 성향을 띠기 쉬워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리오는 미국 자본주의의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미국 최고 지도자들이 부와 소득의 격차를 국가비상사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시스템을 새로 짜기 위한 초당적 위원회와 더 큰 책임감을 갖기 위한 선출직 공무원들의 각성도 필요하다고 봤다. 건강·교육에 대한 최소 기준을 확립하고, 부를 재분배하기 위한 세제를 도입하는 한편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통화정책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달리오가 설립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다. 운용자산이 약 1600억 달러에 이른다. 간판 펀드인 퓨어알파스트래티지는 1991년 출범 이후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업가 평균 6.7%의 손실을 내고,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이 4.4% 추락한 가운데 이 펀드는 15%에 가까운 수익률을 뽐냈다. 달리오는 올 초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투자 성공 비결로 '균형'을 강조했다. 투자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