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계열사 맥 못춰...‘당진에코파워’ 영향 지속

2019-04-04 19:00
2021년부터 1조2천억 규모 투자예상…자본지출 지속될 듯

SK가스와 관련 계열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해외법인은 미중 무역갈등과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이익을 내지 못했고, 국내에 있는 당진에코파워는 대규모 비용까지 발생시켜 순익을 깎아먹었다. LPG 시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울산 가스복합발전 등 자본지출이 예상돼 있는만큼 재무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SK가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계열사인 당진에코파워, SK GAS INTERNATIONAL Pte. Ltd, SK GAS USA Inc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5개였던 계열사를 3개로 정리하며 경영효율화를 단행했지만 순익기반이 약해지면서 전년(785억원) 대비 200%나 축소됐다.

계열사 중 가장 큰 손실을 내고 있는 곳은 당진에코파워다. 당진에코파워는 지난 2017년 22억원의 순손실에 이어 작년 1117억8720만원 적자를 냈다. 당초 SK가스는 당진에코파워를 통해 당진에 1.16GW급(580MW급 2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및 석탄화력발전 감축 정책에 따라 음성에 1GW급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울산에 1GW급 LNG·LPG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키로 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앞서 당진에코파워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총 4132억원을, 이 중 SK가스는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미 진행한 상황이다. 사업이 완전 백지화될 경우 매몰비용만 약 40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커지고 있다.

당진법인이 유지됨에 따라 매몰비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원 전환에 따른 설계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2021년경부터 총사업비 1조2000억원 규모의 울산 가스복합발전 투자가 본격화되면 앞으로 추가 자본 지출이 예상된다.

미국 법인도 실적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SK Gas USA Inc는 지난 2017년 20억8956만원 당기 순익을 냈지만 작년에는 2억168만원 순손실을 냈다. 미중무역 갈등과 원유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유일하게 싱가포르 법인만 지난 2017년(175만6000원)에서 작년 281억원 이익을 냈다.

계열사 손실이 커지면서 SK가스 전체 이익도 흔들리고 있다. SK가스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554억원으로 지난 2017년(1498억원)보다 63% 감소했다. 문제는 가장 큰 손실을 내고 있는 당진에코파워와 울산법인 관련 투자 등 투자자금 소요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SK가스가 국내 LPG 시장 내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의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평가 리포트에서 "경상적 CAPEX(자본적 지출) 이외에 LPG사업 투자, 당진에코파워의 당진법인 및 울산법인 관련 투자 등 투자금 소요가 계속될 예정"이라며 "늘어난 재무부담을 단기간에 축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사진=SK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