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창업주 손자, 마약으로 구속…“온라인구매 쉬운 환경, 마약사범 양산”

2019-04-04 07:03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처벌하되 재활·치료에 무게 두고 정책 펼쳐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3일 청소년 마약 문제와 관련해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마약 변종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는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가 경찰에 구속되는 등 한국이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잃자, 청소년 마약 대책이 시급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구매가 쉬운 환경이 SK 창업주의 손자 최모씨와 현대자동차그룹 창업주 3세 정모씨, 황하나씨 등 마약사범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일선 실무자들이 청소년들이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과 관련해 위기의식을 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한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예방사업팀장은 “현장에서 예방 교육을 하는 실무자들이 청소년 마약 문제에 크게 실감하고 있다”며 “온라인 등으로 과거에 비해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환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세 미만 마약사범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19세 미만 마약사범은 2013년 23명, 2014년 22명 수준에 그쳤지만, 2015년 62명, 2016년 46명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2017년에는 119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청소년 마약 사범 가운데 재범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14년 이후로 청소년 마약사범 가운데 재범이 10~20%를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다크넷(Dark net)을 통해 마약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넷은 포털사이트 검색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특성을 악용한 범죄사이트로 검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마약 이를 유통 창구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최근 불거진 재벌 2~3세들의 마약 논란도 청소년 마약 문제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청소년기에 마약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성인이 된 후 마약사범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한덕 팀장은 “지금의 청년층은 조기유학, 해외여행 대중화 등으로 해외에서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게됐다”며 “이들도 제 때 예방과 교육을 받지 못해 마약에 손을 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이한덕 팀장은 “마약은 청소년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성장기에 몸과 마음을 모두 파괴한다”며 “청소년 마약사범에 대해서는 처벌보다는 재활과 치료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마약사범에 대해 처벌은 하되 재활과 치료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