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 배터리·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에 눈길
2019-03-28 15:41
전기차 배터리·물류유통 등 신수종사업 모색
정유·화학업계가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유가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성장성을 확보하고 미중 무역분쟁, 경기침체 등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증가가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래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첨단 소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다국적 화학기업 다우듀폰이 보유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기술을 인수하기로 확정하고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인수 대금은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기술 인수를 승인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우듀폰에서 ‘솔루블(soluble) 공정 기술’로 알려진 차세대 OLED 소재 기술은 OLED 패널 공정 중 하나다. 용액을 직접 분사해 OLED를 양산하는 ‘잉크젯 프린팅’ 프로세스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차량 경량화에 대응해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전통적인 석유화학에 쏠려 있는 매출 비중을 분산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사업 재편을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0년까지 배터리, 화학 등 비정유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구조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수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소비지 중심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고부가 분야인 포장재 및 자동차 용 화학제품 중심으로 화학사업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또 SK그룹이 전사적으로 배터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맡은 SK이노베이션도 해외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지를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한국 서산공장을 포함해 유럽, 중국, 미국에서 각각 공장을 배터리 운영 중이다. 여기에 최근 유럽에 제2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을 결정하며 9452억원의 투자를 결의했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이용한 서비스 유통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GS칼텍스는 LG전자와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새로운 사업을 탐색하기 위해서다.
GS칼텍스는 기존에 제공했던 주유·정비·세차 서비스 이외에 전기차 충전, 전기차 셰어링, 전기차 경정비 등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차세대 친환경 모빌리티와 셰어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적극 융합해 모빌리티 인프라 서비스 공급자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유소 택배 '홈픽'도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확장 중이다. 홈픽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주유소 공유 인프라를 활용해 선보이는 택배 서비스다. 언제 어디서든 1시간 이내 방문 픽업이라는 특장점을 내세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가 유가 시황과 무관한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4차 산업과 연관된 전기차용 배터리나 반도체 소재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통해 안정적인 미래 수익창출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