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일대일로' 참여 다음 타자는…日·英 유력설
2019-03-28 14:22
이탈리아 차관 "두 나라 참여 원해" 언급
브렉시트 임박 英, 새 지렛대로 검토할만
日 전제조건 제시, 6월 MOU 체결 가능성
브렉시트 임박 英, 새 지렛대로 검토할만
日 전제조건 제시, 6월 MOU 체결 가능성
중국 내에서는 일본과 영국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관찰자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켈레 제라치 이탈리아 경제발전부 차관은 지난 26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G7 중 두 나라가 일대일로 참여를 원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국가명은 밝히지 않았다. 제라치 차관은 "이탈리아가 중국과 일대일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과거에 낭비한 시간을 보상받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과의 경제·무역 합작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등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섰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일대일로 MOU를 체결했다. G7 가운데 첫 일대일로 참여 사례다.
제라치 차관은 이번 MOU 체결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미국 등 외신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가 유럽연합(EU)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제라치 차관은 "중국의 부상은 이탈리아의 기회"라며 "미국은 이를 질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에서 중국에게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며 "일대일로 주변국 걱정을 할 게 아니라 스스로나 걱정하라"고 꼬집었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에 과도한 채무를 안기고 있다는 서방 일각의 비판을 겨냥한 발언이다.
중국 언론들은 제라치 차관이 언급한 G7 중 두 나라의 정체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제기한다.
G7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이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뒤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캐나가가 일대일로에 참여할 리는 만무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6일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당장 일대일로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프랑스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럽이 일대일로에 참여하려면) 호혜적이어야 하는데 현재 이를 찾기 어렵다"고 맞섰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중국과 이탈리아의 MOU 체결 소식을 접한 뒤 "어떤 국가는 중국과 영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고 믿겠지만 나중에 깨어나 보면 중국에 의존적이 됐다는 데 놀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반면 영국은 일대일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더글라스 플린트 일대일로 특사는 지난해 7월 런던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영국은 중국과의 합작을 통해 어떤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지 발견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EU 탈퇴)가 임박한 영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새로운 지렛대 확보가 절실하다. 일대일로 참여도 대안으로 검토할 만하다.
지난해 초 방중 당시 일대일로 지지 문서에 서명하는 걸 거부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조만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 합의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메이 총리는 합의안 통과 시 자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상황이다.
일본은 이탈리아를 제외한 G7 구성원 중 일대일로 참여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대일로 참여국의 재정건전성 유지와 프로젝트의 개방성·투명성·경제성이 보장된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일 정상은 일대일로 틀 내의 제3국 인프라 개발 사업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며 "아베 총리는 지난해 방중 기간 중 일대일로를 높이 평가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했다"고 환영했다.
오는 6월 시 주석이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중·일 간 일대일로 MOU 체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현재까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123개국이며, 29개 국제기구가 중국과 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