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닛산ㆍ피아트크라이슬러와 잇따라 합병 목표

2019-03-27 21:35
르노, 몸집 키워 폭스바겐·도요타와 대결 구상

프랑스 자동차회사 르노가 일본 닛산과 1년 안에 합병 협상을 재개하고, 닛산과 합병 후에는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인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하면서, 르노가 닛산과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차례로 끌어안아 몸집을 키운 뒤 글로벌 자동차 공룡 폭스바겐과 도요타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두고 한 판 대결을 펼치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지금껏 르노와 닛산은 공식 합병보다 르노·닛산·미쓰비시(미쓰비시는 2016년 합류) 얼라이언스의 원활한 운영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달 앞서 3사 얼라이언스 경영 위원회가 새로 출범한 뒤 합병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일본 측 소식통은 닛산이 합병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으나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이 신뢰할만 한 협상 파트너라고 판단되면 합병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2일 일본 요코하마 소재 닛산자동차 본사에서 프랑스 르노그룹, 일본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 대표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부터 르노의 티에리 볼로레 최고경영자(CEO)와 장 도미니크 세나르 회장,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 미쓰비시자동차의 마스코 오사무 회장. 3사의 경영 책임자들은 이날 회견에서 '얼라이언스 경영 위원회'를 새롭게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의장은 세나르 르노그룹 회장이 맡기로 했다. [사진=AP·연합뉴스]


단,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현재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과 접촉하는 등 합병이나 파트너십 상대를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기 때문에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르노가 아닌 다른 곳에 인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시장 가치는 약 200억유로(약 25조6500억원)로 평가된다. 르노·닛산·미쓰비시는 몸값을 다 합쳤을 때 500억 유로 정도다.

FT 소식통은 보수 축소 신고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된 뒤 경영 일선에서 퇴출된 카를로스 곤 전 르노 회장이 2~3년 전 피아트크라이슬러 인수를 논의했었지만 프랑스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