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로그' 제외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 '휘청'

2019-03-25 07:53
XM3 출시해도 일감공백 불가피… 로그 생산량 맞추기 어려워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이 한국에 배정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가 르노 브랜드차 생산으로 부산공장 가동률을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오는 28일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하는 2019 서울모터쇼에서 'XM3 인스파이어 쇼카'를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한다.

업계에선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되는 차량은 쇼카이지만 향후 르노삼성이 국내 생산‧판매하는 차라고 확신하고 있다. 닛산 로그의 후속모델 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부산공장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르노삼성은 이 차와 관련한 상세한 계획은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당 신차는 내년에야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3개월 이상 부산공장의 일감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또 생산에 돌입한다고 해도 해당 신차가 로그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은 현재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QM6(콜레오스)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차의 수출 실적은 로그의 4분의1 수준에 그친다. 로그의 수출물량이 르노삼성에 그만큼 절대적이란 얘기다.

르노삼성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업계는 르노그룹이 최근 지역본부를 개편하며 르노삼성을 아시아‧태평양 본부에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본부 소속으로 전환키로 한 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신흥국 시장을 통해 새로운 수출물량 확보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역시 노사갈등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20~22일 지명파업을 실시해 총 192시간의 파업을 이어갔다. 노사는 지난 8일 교섭 결렬 이후 어떤 대화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협상기일조차 정하지 못했다. 양측은 집중교섭 당시 임금 인상에서는 일정부분 합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작업 전환배치 때 노조 합의를 얻는 안과 신규직원 200명 채용안에서는 각을 세우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조차 타결하지 못한 상황인데, 벌써 올해 임단협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가까워 오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한다 해도 또다시 올해 임단협이 이어지기 때문에 르노그룹 입장에선 확실한 생산물량을 배정하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 시장으로 배정된 것이 기회일 수도 있지만 결국 생산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며 "인건비가 낮은 아프리카와 인도 등의 공장과 경쟁해서 승리하지 못하면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