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올해 바이오 800억 투자 ‘세계 1위’ 간다

2019-03-28 07:41
작년보다 투자비용 50%이상 늘려 ‘친환경 발효공법’ 개발 집중
아미노산 뛰어넘을 성장동력 발굴, 올해 연매출 3조원 돌파 기대

경기도 수원 광교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우수한 균주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먹거리에 이어 바이오 분야도 글로벌시장 1위를 목표로 공격적 행보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27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통합연구소 ‘CJ 블로썸파크(Blossom Park)’에서 올해 바이오 연구개발 분야에 약 8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비용 530억원과 비교하면 50% 이상 늘린 규모다.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친환경 발효공법’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 분야는 크게 △레드△화이트△그린 세 가지 분야로 구분한다. 레드 바이오(Red Biotech)는 바이오 제약사업(의약기술), 화이트 바이오(White Biotech)는 바이오 에너지와 바이오 공정, 환경친화적인 소재를 말한다.

CJ제일제당이 주력하고 있는 그린 바이오(Green Biotech)는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각종 유용한 물질을 대량생산하는 산업이다. 독일 에보닉, 일본 아지노모토 등의 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CJ제일제당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그린 바이오 사업으로만 2조7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의 95%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한다. 올해도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간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이미 국내 중대형 식품기업이나 제약기업들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1991년 CJ그룹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인 인도네시아 파수루안(Pasuruan) 공장에서 라이신 생산을 시작하며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료용 아미노산 분야는 그린 바이오 매출의 약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이후 2000년 쓰레오닌, 2010년 트립토판, 2013년 알지닌과 2014년 발린에 이어 2015년 세계 첫 L-메치오닌을 생산했다. 3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라이신·트립토판·핵산·발린·농축대두단백의 5개 품목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려놨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시장의 흐름이 사료용 아미노산에서 기능성 아미노산으로 확장되는 것에 주목했다. 발효 공법을 활용한 신규 아미노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6년에는 역시 친환경 공법으로 생산하는 기능성 아미노산 ‘시스테인(Cysteine)’을, 2017년에는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히스티딘(Histidine)’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에는 근육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아미노산 ‘이소류신(Isoleucine)’ 양산에 착수했다. 이들 제품 모두 친환경 발효공법을 적용한 제품이다.

기술 개발과 함께 사업 영역도 확장한다. 현재 아미노산과 식품조미 소재 중심에서 식물 영양이나 질병 대응, 친환경 신소재 등 신규 품목까지 연구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2016년에는 중국의 기능성 아미노산 업체 하이더를 인수하고 미국의 바이오 기업 메타볼릭스의 지적재산권 등 자산을 사들였다. 올해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린 것도 이를 위해서다.

김소영 바이오기술연구소장은 “현재 친환경 바이오 시장 규모는 약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친환경과 우수한 품질이라는 어려운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왔다. 앞으로도 인간과 동물, 환경에 친화적이면서도 사업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