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에 이어 현대해상도 제3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불참을 선언했다. 예비인가 신청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터넷은행 흥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21일 신한금융은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와 전략 방향에 대한 이견으로 컨소시엄에 최종적으로 불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해상도 이날 정오께 토스 측에 컨소시엄 불참 결정을 전달했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어진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의 이탈로 실망한 투자자들이 함께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신한금융의 참여를 보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주들도 상당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토스는 제3 인터넷 전문은행의 목표로 혁신에 중점을 뒀다면, 신한금융과 현대해상은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 뱅킹을 지향해왔다.

토스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컨소시엄 불참과 관련해 “양사의 시각차이가 생각보다 커 사업 모델 수립과 컨소시엄 구성 등 실무 단계에서 지속적인 협의가 어려웠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라는 혁신적인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주주들과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자금조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0% 이상 투자를 예정했던 신한금융이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해상이라는 대형사가 추가 이탈하면서 상황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다. 하지만 은행업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본금을 1조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유상증자를 거듭하며 자본금을 1조3000억원까지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토스가 지난해 말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2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스 측은 그간 투자받은 재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적정 자본금을 확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른 은행을 물색하기도 쉽지 않다. 케이뱅크에는 우리은행이, 카카오뱅크에는 KB국민은행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상태다. NH농협이나 일부 지방은행들도 있지만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투입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키움증권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은 자본력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토스 컨소시엄에 신한금융이 이탈한 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백기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선정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