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경사노위...계층 대표 3인 본위원회 참석은 여전히 불투명

2019-03-21 01:00
한국노총 내부 분열 움직임도
'경사노위 무용론' 대두...문 위원장 "사회적 합의 과정 필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사노위에 불참 중인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과의 면담 결과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표류하고 있다. 2차·3차 본위원회에 잇달아 불참한 여성·청년·비정규직 계층별 노동위원 3인의 4차 본위원회 참석 여부도 불투명한 가운데 그동안 경사노위에 참여해온 한국노총 내부에선 분열의 목소리도 들린다.

경사노위가 이렇게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무용론’까지 제기된다. 존립 자체에 위기를 맞으며 중대 기로에 선 경사노위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경사노위에 계층별 노동위원으로 참여해 온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과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4차 본위원회 참석 여부를 보류 중인 상태다.

앞서 계층별 노동위원 3인은 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에 반대하며 지난 7일과 11일 열린 2차·3차 본위원회에 연속 불참했다.

이에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계층별 노동위원 3인과 별도 회동을 진행하고 의견을 조율했지만 서로 간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 위원장은 계층별 노동위원 3인의 본위원회 참석 설득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문 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층별 노동위원 3인의 4차 본위원회 참석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사노위에 노동계 대표로 참석해 온 한국노총에선 불협화음도 나온다. 한국노총 소속 단위 노조 부서부장들은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 합의안에 동참한 한국노총 지도부에 날을 세우고 있다.

단위 노조 부서부장들은 지난 19일 국회 정문 앞에서 현장 연석회의를 통해 경사노위 해체를 요구하며 한국노총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들은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재계와 언론까지 경사노위 합의가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처럼 떠들어대며, 합의에 동참한 한국노총 지도부를 온갖 칭찬으로 포용하고 반대투쟁을 선언한 민주노총을 반사회세력으로 고립시켰다”고 주장했다.

경사노위가 잇단 내부 갈등으로 사회적 대타협은 고사하고 제 구실조차 못하는 기구로 전락하자 무용론까지 고개를 든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경사노위가 왜 탄력근로제 문제를 욕심내 가져갔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으로선 경사노위를 아예 해체하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 뿐 아니라 일부 진보 진영에서도 제기되고 있어 그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해체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양극화 해소와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일은 사회적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경사노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