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10% 하락시 3만2천가구, 보증금 반환 못 해"

2019-03-19 06:31
한은 “금융시스템 리스크 현재로선 크지 않아”

[사진=아주경제 DB]


전셋값이 10% 하락할 경우 임대 가구의 1.5%는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9일 ‘최근 전세 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전셋값이 10% 하락할 경우 전체 임대 가구의 1.5%인 3만2000가구는 금융자산 처분, 금융기관 차입으로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부족 자금 규모는 크지는 않았다. 3만2000가구 중 71.5%는 2000만원 이하가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2000만~5000만원 부족은 21.6%, 5000만원 초과 부족은 6.9%로 조사됐다.

하지만 임대 가구의 대부분인 92.9%는 전셋값이 10% 하락해도 금융자산 처분으로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됐다. 또 5.6%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론 부족해도 금융기관 차입을 받으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임대인의 재무 건전성 및 임차인의 전세대출 건전성을 볼 때 전셋값 하락에 따른 금융 시스템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봤다.

임대 가구 중에선 소득 상위 40%인 고소득 비중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64.1%에 달했고 실물자산도 가구당 8억원으로 많은 편이었다. 특히 금융자산, 실물자산을 합한 임대 가구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보증금 포함) 비율은 26.5%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총자산보다 총부채가 많은 임대 가구는 0.6%에 그쳤다.

임차인 측면에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은 작년 말 92조5000억원으로 파악됐으나 대출 규제 강화, 전셋값 하락 여파로 증가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다.

아울러 전세자금 대출 차주가 작년 3분기 말 기준 고신용(1∼3등급) 차주 비중이 81.9%로 높은 점, 취약차주 비중은 3.8%로 낮다는 점도 전세자금 대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이유로 꼽혔다.

다만 리스크는 상존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차입이나 갭 투자로 부동산을 사들인 탓에 금융부채, 실물자산은 많이 늘었지만 유동성과 관련 있는 금융자산은 크게 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이나 부채 레버리지가 높은 임대 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증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전세 매매시장 위축, 금융기관 대출 건전성 저하, 보증기관 신용리스크 증대로 전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